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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1억…쉬면서 돈버는 공무원들, 알고보니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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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야근에 특근까지 해도 월급봉투는 얇게 느껴지기만 한다. 하지만 일부 공무원들은 1년에 1억이 넘는 돈을 ‘휴직’ 기간에 번다. 이들의 특혜를 지켜주는 건 다름 아닌 ‘법’이다. JTBC는 지난 15일 ‘탐사코드 J’에서 공무원들의 투잡을 가능하게 하는 공무원 ‘고용휴직제’의 문제점을 보도했다.

공무원법 제71조는 “국제기구, 외국 기관, 국내외의 대학ㆍ연구기관, 다른 국가기관 또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민간기업, 그 밖의 기관에 임시로 채용될 때 (휴직이 가능하다.)”고 돼 있다. 여기에 2001년 민관 인력교류 활성화를 취지로 통과된 ‘고용휴직제’는 4급 이상의 고위직 공무원이 최대 3년까지 이용 가능하다. 그 기간 동안 공무원 신분은 보장된다. 고용휴직제도는 민관 인력교류 활성화와 공무원 전문성을 살린다는 취지로 시행됐다. 하지만 애초의 취지와 다르게 이용되는 경우가 많았다.

고용휴직제는 현재 정부부처와 지자체에서 실시 중인데, 교육과학부의 이용률이 높다. 2008~2011년 동안 교과부 4급 이상 공무원 256명 중 107명(40%)이 고용휴직 중이었다.

교과부 고용휴직 공무원은 대학교와 연구소 등 교과부의 유관기관에 근무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이들 중엔 억대 연봉자가 많다. 방송은 고용휴직 중인 교과부 공무원 중 연봉 비교가 가능한 68명을 분석해 이들이 공무원 때보다 평균 2000만 원의 연봉이 올랐음을 밝혀냈다.

방송은 고용휴직제로 취업한 공무원들의 실태를 소개했다. 대학 교수로 취업한 한 공무원은 주당 6시간을 강의해 연봉으로 8500만 원을 받았다. 이는 시간으로 따지면 50만원이 넘는다. 일반 시간강사 시급의 10배가 넘는 금액이다. 이외에도 많은 직원이 선망하는 해외파견 근무를 배정받곤 가족과 함께 출국한 뒤 본인 인건비와 부대비용까지 모두 지원받는 공무원도 있었다.

방송은 “고용휴직제가 휴직 공무원은 고액 연봉을 기대하고, 해당 학교는 그에 따른 혜택을 바라는 구조가 형성돼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교과부 김모 국장이 지방국립대 산학협력단에 연구협력본부장으로 취업한 후 해당 대학은 5건 이상의 국책사업을 따냈다. 사업 금액도 눈에 띄게 늘어났다.

고용휴직 기간 동안 근무한 기관에서 인맥 등의 유착관계를 형성한 후 관련 공직 업무에 복귀하는 것도 문제다. 경제정의실천연합은 “공무원이 갖고 있는 정보와 인맥, 노하우가 예산을 따는데 활용되고, 특별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프로젝트를 수주하는데 사용되는 폐해가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탐사코드J’ 취재진이 만난 학교 관계자는 “지금도 (고용휴직 근무 공무원이) 교과부 가셔서 정보를 다 준다”며 “그런 분 정도라면 내가 감옥 갈 각오하고 (나중에) 학교로 모셔오겠다”고 말했다.

공무원들이 받는 고액의 외부 강연료도 문제다. 최광식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청문회에서 71건의 외부강연으로 4500만원의 수입을 올려 논란을 빚은 바 있다. 2010년 공무원들은 6686건의 외부강연으로 18억 8189만원을 벌어들였다. 공무원 윤리강령에는 외부 강연시 사전에 보고하게 되어 있지만 거의 지켜지지 않고 있다. 강의 시간을 조사해 본 결과 근무시간에 강의한 것이 83%에 달했다. 또 자신이 현재 또는 과거 업무와 관련이 있는 기관에 강연을 하고 있었다. 전문가들은 공무원 외부 강연이 힘 있는 기관에 ‘보험성 용돈’을 주는 창구로 악용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탐사코드 J는 “관료들은 자신의 권력을 이용해 특혜를 요구하고, 관련기관 담당자는 양심을 져버리고 심지어 불법을 저지르며 공무원을 ‘대우’한다” 며 “법으로 보장된 ‘고용휴직제’는 악용되는 사례가 많다”고 전했다.

주무부처인 행정안전부는 탐사코드 J에 고용휴직제의 부적절한 이용 사례를 알고 있으며 앞으로 관리를 강화하는 방향으로 체제를 전환할 계획임을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고용휴직제의 긍정적인 결과물이 없는 상황에서, 고액연봉을 받기 위한 편법으로 전락한 제도를 유지할 필요가 없다”며 “제도의 전반적인 재검토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온라인 중앙일보

휴직하고도 1년에 1억 이상 버는 공무원 휴직제 #주당 6시간 강의하고 8500만원 연봉 챙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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