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최고 8.2% … 서민용 ‘착한 적금’ 쏟아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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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사회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한 고금리 적금 상품이 잇따라 나오고 있다. 서민의 목돈 마련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는 상품이다.

 10일 기업은행은 대표 상품인 서민섬김통장을 새롭게 바꾼 ‘신 서민섬김통장’을 출시했다. 소외계층에 대한 우대금리를 대폭 강화한 게 특징이다.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년소녀가장이 서민섬김통장 정기적금에 가입하면 500만원까지 연 4%포인트의 우대금리를 더 준다. 1년 만기 시 연 7.6%, 3년 만기 시 연 8.2%의 금리를 제공한다. 인터넷뱅킹과 기업은행 자동화기기 수수료도 면제해 준다. 이 은행 개인고객부 황우용 차장은 “소외계층 우대금리로 인한 역마진을 은행이 감수하고 출시한 상품”이라며 “우대금리를 주는 소외계층의 범주는 앞으로 더 확대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서민에게 높은 금리를 주는 적금 상품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서민에게 고금리를 주는 예·적금 상품을 개발할 것을 권고했다. 미소금융·새희망홀씨·햇살론 등 서민을 위한 대출 상품은 많은데 예·적금 상품이 없다는 이유에서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11월 말 국민은행이 업계에서 가장 먼저 ‘KB행복만들기적금’을 선보였다. 1년 만기에 연 7% 금리를 주는 상품이다. 가입 대상엔 기초생활수급자와 소년소녀가장뿐 아니라 북한이탈주민, 결혼이민여성까지 포함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9일까지 가입자는 360명. 이 중 절반 정도가 기초생활수급자, 나머지는 결혼이민여성이다.

이 은행 수신부 이상수 팀장은 “처음엔 과연 이들이 얼마나 저축하겠느냐는 회의적 시각도 있었다”며 “하지만 출시 이후 하루 10~20명씩 꾸준히 가입하고 있어 희망의 싹이 보인다”고 말했다. 이 상품은 가입한 지 6개월이 지나 주택임차나 결혼, 입원, 입학 등의 이유로 중도해지해도 연 4%의 이자율을 적용해 준다.

 신한은행이 지난해 12월 말 선보인 ‘새희망적금’은 가입 대상이 더 넓다. 기초생활수급자뿐 아니라 연소득 1200만원 이하인 근로자가 가입하면 3년 만기에 연 6% 금리를 준다. 아직 81명이 가입하는 데 그쳤지만 갈수록 가입자가 늘고 있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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