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6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천금의 빵때림, 백144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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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본선 16강전> ○·궈원차오 5단 ●·박영훈 9단

제10보(129~148)=꽃놀이패는 당하는 쪽에선 이보다 괴로운 일이 없다. 흑은 패를 이겨도 기껏 본전에 몇 집 붙는 정도지만 지는 날엔 그야말로 엉망이 되고 만다.

 129로 패를 쓰고 131 따내자 132의 팻감이 기다린다. 이곳이 백의 팻감 공장이다. 흑에 135 쪽이 패가 되는 것은 불행 중 다행이다. 이 흑이 서로 손을 잡으면 우변 백 대마도 미생이기 때문에 최소한 선수는 잡을 수 있다. 귀는 살려주더라도 선수를 잡아 좌상 쪽을 먼저 두면 그럭저럭 계가를 맞출 수 있다. 해서 백도 136부터 142까지 완강하게 차단하고 있다. 142에서 박영훈 9단은 순간적으로 갈등에 휩싸인다. 빵때림이 크다. 팻감 하나가 아쉽지만 아무래도 먼저 이어야 할 것 같다. 그러나 팻감이 부족하면 만사 끝이 아닌가. 잇는다는 것은 ‘참고도’ 흑1을 말한다. 한데 이 뒤의 팻감이 만만치 않다 백엔 A쪽만 3개. 흑은 B와 C쪽이 팻감이지만 아슬아슬하다. 그래서 흑1은 팻감으로 쓰고 싶다. 순간적으로 그렇게 판단하고 143 따냈으나 궈원차오 5단은 노타임으로 144 따내버린다. 박영훈의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다. 귀는 잡았지만 이건 흑이 안 되는 바둑이다(134·137·140·143=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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