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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0자로 즐기는 문학 … ‘트위터러처’를 아시나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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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문학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 날개’를 달았다. SNS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트위터 등을 통해 문학 작품이 확산되고 있다. 트위터를 이용해 문학 작품을 즐긴다는 뜻에서 ‘트위터러처(twitter+literature)’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대표적인 트위터러처로는 ‘문학 봇(bot)’이 꼽힌다. 봇(bot)이란 데이터베이스에 저장된 글을 특정 시간에 자동으로 등록하는 기능을 뜻한다. 문학 봇은 이런 봇 기능을 활용해 특정 문학 작품을 팔로어에게 자동 발송하는 트위터다. 최근엔 팔로어 1만 명이 넘는 트위터가 등장할 정도로 문학 봇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트위터는 한 번 글을 올릴 때 140자 이내로 적어야 하는 단문 서비스다. 그래서 문학 봇에선 주로 짧은 시가 다뤄질 때가 많다. 특히 특정 시인의 작품을 자동으로 발송하는 문학 봇이 인기다. 예컨대 고(故) 기형도 시인의 작품이 올라오는 기형도 봇(@KiHyungDo_Bot)의 경우 매시간 기 시인의 대표작이 등록된다.

 이를테면 5일 오전 9시27분엔 기 시인의 ‘거리에서’ 일부가 올라왔다. ‘정지해 있는 도시. 푯말 없이 오늘도 캄캄하게 버티고 선 아아, 잎 뚝뚝 떨어지는 우리의 도시….’

 이처럼 특정 시인의 작품을 올려주는 문학 봇은 백석 봇(@paikseok)·이육사 봇(@LeeYuksa) 등 근대 시인부터 최승자 봇(@choeseungja)·김선우 봇(@kimsunwoo_bot) 등 현대 시인, 괴테 봇(@GoetheBot_kr) 등 외국 시인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시인 봇의 경우 2000명 이상 많은 팔로어를 확보하고 있는 편이다.

 문학 장르별로 특화된 ‘장르 봇’도 있다. 시·소설 등 문학 장르별로 작품을 골라 그 일부를 자동 발송해준다. 시의 한 대목이나 소설 속 명문장 등이 주로 올라온다. 시 봇(@poeme_bot)·현대시봇(@poetrybot_kr)·장르소설 봇(@GenreFictionBot)·소설 봇(@fiction_bot)·한시 봇(@poetry_hanja) 등이 대표적인 장르 봇이다.

◆SNS로 창작 활동=SNS는 작가들의 창작공간으로도 활용된다. 국내 최다 팔로어(110만 명)가 있는 소설가 이외수가 대표적이다. 이외수는 최근 자신이 트위터에 올린 글을 다듬어서 산문집 『절대강자』를 펴냈다. 소설가 은희경(@silverytale)·정이현(@yihyunchung), 시인 이병률(@kooning11) 등도 문학적 단상을 트위터에 올린다. 문학의 아날로그 감성을 SNS의 디지털 기술이 끌어안은 모습이다.

◆봇(bot)=특정 시간에 글을 팔로어에게 자동 발송하는 트위터의 기능. 자동인형을 뜻하는 로봇(robot)에서 따왔다. 트윗봇(http://twittbot.net) 사이트를 이용하면 이 기능을 쉽게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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