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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화운동 대부 김근태 영원히 잠들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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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노제가 3일 오전 서울 청계6가 전태일 열사 동상 앞에서 열리고 있다. 사위 김동규(32)씨가 김 고문의 영정 사진을 들고 전태일교를 지나고 있다. [변선구 기자]

그의 관(棺)이 내려졌다. 하지만 고(故) 김근태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은 올 총선·대선 정국에서 야권의 상징으로 떠올랐다. 김 고문의 영결식이 열린 3일 서울 명동성당에는 한명숙·이인영·김부겸 등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 주자들과 이정희·노회찬·유시민 등 통합진보당 지도부가 집결했다. 손학규·이해찬·정동영 상임고문 등 민주당의 얼굴들도 모두 모였다. 미국 로버트케네디 인권센터가 ‘인권 영웅’으로 추앙한 김 고문의 ‘정통성’을 이어받겠다는 뜻이다.

 지난해 10월 김 고문이 블로그에 마지막으로 남긴 ‘참여하는 사람들만이 권력을 만들고, 그렇게 만들어진 권력이 세상의 방향을 결정한다’는 글은 야권의 슬로건으로 자리잡았다. 장례와 관련된 모든 행사 때 당권 주자들의 입에서 이 말이 흘러나왔다.

 김 고문의 마지막 길은 민주화 운동의 상징적인 곳을 순례하는 식으로 이어졌다.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서 발인식을 마친 뒤 그를 실은 운구차가 처음 간 곳은 종로5가 한국기독교회관. 이곳은 1970~80년대 민주화 운동의 성지였다.

 영결식을 마친 뒤엔 청계천 전태일교로 향했다. 전태일 동상에는 ‘노동자의 친구 김근태’라는 플래카드가 붙여졌다.

 이어 자신의 지역구(도봉갑) 사무실을 들른 김 고문은 마지막으로 친구 조영래 변호사가 묻힌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으로 향했다. 대학 시절 조 변호사는 전태일 장례식을 서울대 법대 학생장으로 치르고 시국선언문을 작성했다. 김 고문과 조 변호사는 경기고-서울대 65학번의 절친한 친구였다.

강인식·강나현 기자

한국기독교회관·전태일 동상 …
운구차 민주화운동 성지 거쳐
친구 조영래 변호사 묻힌
마석 모란공원에 안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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