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덜미 잡힌 양은이파 재건 시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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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폭력조직 ‘양은이파’ 재건을 노리던 폭력배들이 각종 이권에 개입해 주먹을 휘두르다가 검찰에 덜미를 잡혔다.

 서울중앙지검 강력부는 유흥주점과 불법 성매매 업소를 운영하면서 폭행과 금품갈취, 불법 성매매 알선을 한 혐의(폭력행위 등 처벌법 위반 등)로 전 양은이파 조직원 김모(50)씨 등 4명을 구속기소했다. 1980년대 유명 음악그룹에서 활동했던 가수 박모(51)씨 등 2명은 불구속기소됐다. 양은이파는 70년대 서방파, OB파와 함께 3대 폭력조직으로 불렸다.

 재건조직 두목급인 김씨는 78년 양은이파 결성 때부터 활동했으며, 2009년 조양은씨로부터 공식 후계자로 지목된 인물이라고 검찰은 설명했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서울 강남 지역에 룸살롱 네 곳과 모텔 등을 차려놓고 불법 성매매 알선 행위를 하면서 331억원의 매출액과 78억원의 수익을 올린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영업실적이 부진하다”며 부하들과 함께 영업사장 4명을 폭행해 “영업손실금 8억원을 배상하겠다”는 내용의 각서를 제출받았고, 시가 5000만원 상당의 BMW 스포츠카를 빼앗은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룸살롱 실내장식 업자들에게 “공사대금을 부풀렸다”는 이유로 주먹을 휘둘러 결국 3억8000여만원의 공사대금을 포기하도록 했다. 또 조직원들을 시켜 야구방망이 등으로 채무자를 폭행하고 보름간 모텔 등지에 감금한 끝에 ‘8억원 상당의 양식장 조업권을 포기하겠다’는 각서를 받아내기도 했다.

 그는 2005년 출소 후 양은이파 부두목 출신의 정모(46·구속기소)씨 등과 함께 조직을 재건키로 하고 폭력배 40여 명을 규합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검찰은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보스의 전설은 없다』라는 제목의 김씨 자서전 초본에 조씨가 96년 부두목 박모씨의 살인을 지시했다는 내용이 기록돼 있었다고 밝혔다.

조씨는 96년 박씨에 대한 살인미수 공범으로 구속기소돼 사형이 구형됐으나 김씨가 자신의 개인범행이라고 주장해 무죄 선고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완료돼 조씨를 추가로 처벌할 수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박진석 기자

조양은 후계자 포함 넷 구속
40명 규합 룸살롱 등 운영
성매매·감금·폭행 혐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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