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리포트] 작은 키가 엄마 탓? 잘 먹고 운동부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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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녀의 키는 부모의 유전적 영향을 받는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그렇다면 키를 촉진하는 성장호르몬 분비에도 유전적 요인이 영향을 미칠까.

 성장전문 하이키한의원(대표원장 박승만)은 지난 6년간 만 8세부터 14세까지 의원을 찾은 390명의 어린이(남 86, 여 304명)에게 성장호르몬 검사를 하고, 부모의 키와 비교했다. 조사팀은 우선 어머니의 키가 1m55㎝ 미만인 키 작은 아이들을 분류해 성장호르몬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약 20%의 어린이에서만 성장호르몬이 평균 이하로 낮았다. 어머니 키가 작아도 성장호르몬이 정상적으로 분비되는 자녀가 훨씬 많은 것이다.

 일반적으로 자녀의 키는 부모 중 어머니에게서 75% 정도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조사팀은 자녀의 유전적 예측 키가 1m60㎝ 이상인 비교적 큰 여자 어린이를 대상으로 성장호르몬 수치를 조사했다. 그 결과 38.5%의 어린이가 평균 이하의 성장호르몬 분비 수준을 보였다. 이들의 부모 키는 평균 1m66㎝ 이상인 비교적 큰 편에 속하는데도 성장호르몬 분비가 부족한 자녀가 상당수 나타난 것이다.

 보통 유전적 예측치는 남아의 경우 부모 평균 키에 6.5㎝를 더하고, 여아는 6.5㎝를 뺀 키를 말한다.

 박승만 원장은 “이 연구는 유전적 요인보다 영양·운동·질병·수면 등 후천적 요인이 성장에 더 크게 작용한다는 사실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박 원장은 한약에서 추출한 성장촉진물질의 임상연구 결과도 함께 소개했다. 오가피·두충·우슬 등 17종의 한약 추출물을 390명의 어린이에게 1년 이상 투약한 결과 성장호르몬(IGF-1)은 평균 30% 증가했고, 키는 연평균 남아 9.4㎝, 여아 7.5㎝가 컸다고 밝혔다. 여아의 성장호르몬(IGF-1)은 치료 전 330ng/mL에서 치료 후 425.8ng/mL(29%)로 증가했고, 여성호르몬(E₂)은 18.9pg/mL에서 30.1pg/mL, 난포자극호르몬(FSH)은 3.09mIU/mL에서 4.24mIU/mL로 약간 올랐다. 성장호르몬은 증가한 반면 초경 지연 효과를 보인 것이다. 남아는 성장호르몬이 치료 전 382.6ng/mL에서 치료 후 501.1ng/mL(31%) 증가했다.

 박 원장은 ①살코기 단백질 하루 1회 이상 섭취 ②하루 우유 3잔, 치즈·칼슘 식품 섭취 ③주 3회 이상 30분 이상 운동 ④밤 10시 이전 자는 수면습관 ⑤긍정적인 생각 등 키 성장 생활습관 5원칙을 제시했다. 임상 결과는 대한한방소아과학회 춘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할 예정이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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