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성장 둔화 전망한 피치 … 한국 신용등급은 올릴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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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신용평가사 피치가 한국의 신용등급을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국제금융센터가 1일 전망했다. 센터는 관련 보고서를 통해 “피치가 올해 아시아 신흥국의 성장이 둔화할 것으로 보지만 한국의 신용등급은 상향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피치는 올해 아시아 신흥국 성장 전망치를 7.4%에서 6.8%로 하향 조정했다. 중국 및 인도의 긴축과 선진국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선 지난해 11월 국가 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긍정적’으로 올렸다.

센터는 “이는 이르면 12개월 내 국가 신용등급을 현재 수준(A+) 이상으로 올릴 수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피치가 꼽은 한국의 장점은 금융위기에 대한 정책적 대응 능력이 높고 대외 자금을 안정적으로 조달할 수 있는 여지도 크다는 것이다. 다만 피치는 유로존 위기와 북한 변수가 부담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피치는 “현재로선 한국의 지정학적 긴장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부정적으로 작용할 가능성은 여전하다”고 지적했다.

 한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이날 ‘김정일 사후 북한과 한국경제에 대한 소고’ 보고서를 통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이 1년 정도 북한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으나 중장기적으로는 긍정적인 상황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 산하 연구기관인 KDI가 김정일 사후에 북한 관련 보고서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보고서는 단기적인 악영향 요인으로 조문 정국, 중국 내 대북 거래업자와 북한 주민이 느끼는 불확실성을 꼽았다. 그러나 북한의 새 지도부가 정치적인 안정을 위해 ‘강성대국’을 추진하지만 경제적으로는 유화적인 태도를 유지하는 상황이 가장 가능성이 큰 시나리오라고 밝혔다. 특히 중국이 북한 새 지도부의 조기 안정을 위해 신속한 경제 지원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이석 KDI 연구위원은 “4월 15일 김일성 탄생일을 전후해 북한이 경제활동을 활성화하는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KDI는 북한의 정치 불안과 대중 무역 축소 등 최악의 시나리오도 배제할 수 없으나 현재 북·중 관계를 감안할 때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진단했다.

김영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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