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 없이 미국의 미래는 없다

중앙선데이

입력 2012.01.01 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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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1호 21면

미국은 경기침체 극복에 보탬을 주려고 최근 급여세(payroll-tax) 감면시한을 연장했다. 국가가 앞장서 ‘소비·소비·소비’를 주문(呪文)처럼 외고 있다. 근로소득에 대한 세금 감면은 아무래도 소비지출을 진작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가 지금 외쳐야 할 구호는 ‘저축·저축·저축’이어야 마땅하다. 소비는 미국이 겪는 고통을 치료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오히려 경제성장이 순조롭고 실업률이 낮은 나라 대부분 저축률이 높다. 중국의 저축률은 30%가 넘는다. 일본도 경제가 좋던 시절 저축률이 매우 높았다. 미국도 예외가 아니다. 저축률이 높았을 때 경제가 좋았다. 미국의 저축률이 평균 14%이던 1950~60년대에 국민소득은 연 4.4% 실질 성장했다. 1990~2000년대에 저축률이 5.1%였고 성장률은 2.4%였다. 저축과 투자는 상관관계가 깊다. 저축을 많이 하면 국내 투자도 늘어난다. 창업이 활발해 장비를 사고 공장을 짓는다.

증시 고수에게 듣는다

미국은 지금 저축을 하지 않으니 투자도 잘 일어나지 않는다. 성장도 더디다. 2010년 저축률은 0.1%였다. 2011년엔 다행스레 0.5%로 올라갔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이토록 낮은 저축률은 미국 역사상 거의 없었다. 투자도 마찬가지다. 2009년 국내 투자율은 2.1%에 불과했다가 2010년 4.4%, 2011년 5%(추정치)로 다소 올라가고 있다. 이 또한 기록적으로 낮은 수준이다.

무엇이 저축률을 떨어뜨리는가. 무엇보다 가계 부문의 씀씀이 증가다. 1950~60년대에 가계 부문은 국민소득의 83%를 지출했다. 70년대에는 86%로 높아졌다. 이후 꾸준히 높아져 지난 10년간 평균이 96%다. 2009년에는 102%를 기록했다.

한편으로 고령인구와 이들에 대한 사회보장·의료지원 증가가 국가적인 지출을 늘리고 있다. 60년대 70대 노인층의 지출은 30대 연령층의 86%였다. 이것이 81년에는 114%로, 2007년에는 144%까지 올라갔다. 이런 경향은 다른 쪽에서도 확인된다. 60년대 60세 이상 인구는 전체의 13%였고, 이들이 지출의 14%를 차지했다. 2007년에는 60세 이상이 17%로 다소 늘었는데 지출 비중은 24%로 급증했다. 60세 이상 인구는 31% 늘었는데 지출이 71%나 는 것이다. 왜 그럴까. 노인층에 대한 사회보장·의료지원 확대 때문이다. 60년대 노인층에 대한 사회보장·의료지원은 미미했다. 하지만 오늘날 노인 사회보장 혜택에 상당한 비용이 들어간다. 7800만 명에 달하는 베이비부머 세대가 속속 은퇴자가 되면 그 비용은 더 늘어날 것이다. 국가 전체의 저축률을 더 높여 투자를 늘려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미국 경제는 무덤으로 갈지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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