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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라 말하지만 구체적 정책엔 보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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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2면

‘2030 심포지엄’에서 토론하고 있는 발표자들. 왼쪽부터 김지현 미디어리서치 상무, 김흥주 원광대 교수, 강원택 서울대 교수, 박길성 청년정책연구원장, 김선혁 고려대 교수, 조영태 서울대 교수. [오종택 기자]

지난 19일 서울 남대문로 대한상공회의소. ‘대한민국 2030 청년세대를 말하다’ 심포지엄이 열렸다. 심포지엄을 주최한 한국청년정책연구원의 박길성(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원장은 “2030 청년세대를 다루는 만큼 심포지엄 형식도 새로운 시도를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날 심포지엄에선 틀에 박힌 주제발표 대신 2030세대 참석자들이 40~50대인 발제자들과 갑론을박을 벌였다. 스마트폰으로 동영상 촬영도 했다. 박 원장은 “2030 청년세대가 누구이고, 어떤 고민을 하고 있으며, 어떤 욕망이 꿈틀거리는지 확인하는 시간”이라며 “오해를 넘어 이해하는 계기를 마련하고자 이 자리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2030세대의 정치 의식, 정체성, 문화, 복지 정책 등 다양한 이야기가 오갔다. 서울대 강원택(정치학) 교수는 2030의 정치 성향에 대해 "스스로는 진보라고 생각하지만 구체적인 정책에서는 보수적 성향을 띠는 흥미로운 경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강 교수는 "설문 결과 우리 사회의 이념 갈등이 많이 표출되는 북핵, 사형제, 원전 증설 문제 등에서 보수적 견해를 표출했다”며 "이른바 ‘안철수 현상’ 역시 특정인에 대한 지지가 아닌 현실정치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 교수의 말이 끝나자 강수환(27·대학원생)씨는 “2030이 정치에 참여하는 이유는 386세대 같은 사회적 명분이 아닌 내 삶을 불편하게 하는 것들에 대한 불만 등 개인적 이유”라며 "좌·우 같은 이념으로 규정되지 않고 사안마다 판단 기준을 달리하는 게 우리 세대”라고 말했다.

글=이지상 기자
사진=오종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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