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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 INVEST] ‘뵈브 클리코’ 샴페인 메이커 프랑수아 오트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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샴페인의 계절이 돌아왔다. “승자는 샴페인을 마실 자격이 있고 패자는 샴페인을 마실 필요가 있다”는 윈스턴 처칠의 말처럼 연말 모임에서 샴페인은 빠질 수 없는 술이다. 샴페인 브랜드엔 여러 종류가 있지만 과감하고 섹시한 노란색 라벨로 먼 곳에서도 눈길을 확 끄는 것은 ‘뵈브 클리코’다. 1772년 필립 클리코가 설립한 와인 회사를 며느리인 뵈브 클리코가 1805년 이어받아 세계적인 명가로 키워냈다. 현재 모든 샴페인 회사에서 표준처럼 사용하는 ‘르뮤아주’ 공법도 뵈브 클리코가 처음 고안한 것이다. 르뮤아주 공법이란 병 속 이스트 찌꺼기를 제거해 샴페인을 맑게 하는 방법이다.

 최근 방한한 뵈브 클리코의 와인 제조자이자 샴페인 혼합비율 담당자인 프랑수아 오트커를 만났다. 그는 2003년 ‘프랑스 우수 포도주 양조 전문가’로 선정됐고, 뵈브 클리코에는 2004년 합류했다. 또 지난해에는 발트해 난파선에서 발견된 샴페인의 감별을 맡아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샴페인 전문가인 프랑수아 오트커는 “끊임없이 솟아오르는 거품과 향을 제대로 즐기려면 몸체가 길고 입구로 갈수록 폭이 살짝 좁아지는 잔이 알맞다”고 했다.

-발트해 난파선 이야기가 궁금하다.

“지난해 스웨덴과 핀란드 사이에 있는 알란드섬 앞바다에서 발견된 난파선에 샴페인 30병이 들어 있었다. 라벨은 없었지만 제조 시기가 18세기 후기~19세기 초로 추정됐다. 샴페인의 병 모양을 보고 나를 비롯한 샴페인 전문가들은 ‘뵈브 클리코’가 아닐까 추측했다. 내가 직접 맛과 향을 본 결과 뵈브 클리코가 확실했다. 경매 전문가들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샴페인’이라는 수식어가 붙은 이 뵈브 클리코 가격을 병당 10만 유로(약 1억6000만원) 정도로 평가하고 있다.”

-내 입맛에 맞는 샴페인을 고르려면.

“샴페인을 만들 때 기본이 되는 와인들이 있다. 이 와인을 만드는 포도 품종의 특징을 공부해 두면 여러모로 도움이 된다.”

-구체적으로 설명해 달라.

“대부분의 샴페인은 ‘피노 뮈니에’ ‘피노 누아’ ‘샤도네이’ 세 종류의 포도로 만든 화이트 와인을 기본으로 한다. 세 가지 품종 와인의 혼합비율과 숙성기간에 따라 샴페인의 맛이 각각 다르게 결정된다는 말이다. 뵈브 클리코 ‘옐로 레이블’의 경우는 피노 누아 50~55%, 샤도네이 30~ 33%, 피노 뮈니에 극소량으로 구성돼 있다. 리저브 와인(품질이 좋은 해의 와인을 보관해둔 것)도 25~35%나 포함된다”

뵈브 클리코의 샴페인 중 가장 많은 생산량을 차지하는 ‘옐로 레이블’.

-샴페인을 이루는 기본 와인들에 대해 알아둬야 할 이유는.

“이들 품종의 특징이 샴페인의 ‘몸’을 이루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이다. 날카로운 향과 맛이 끝까지 지속되는 샤도네이는 우리 몸의 근간인 뼈와 같다. 또 마시는 순간 입안에서 과일과 꽃 향기가 풍부하게 터지는 피노 누아는 몸의 근육에, 과일 향이 코끝을 가볍게 간질이는 피노 뮈니에는 향수에 비유할 수 있다. 뼈와 살의 구성, 향수를 뿌린 양에 따라 사람의 인상이 결정되듯 샴페인의 매력도 이들의 혼합비율에 달렸다.”

-혼합 비율을 알 수 있는 방법이 있나.

“라벨에 혼합비율이 적혀 있진 않다. 그래서 일반 소비자가 한눈에 알아채긴 힘들다. 하지만 유명 와인 회사들의 경우 홈페이지나 광고 홍보를 통해 혼합비율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고 있다.”

-연말 모임을 위해 샴페인과 어울리는 음식을 추천한다면.

“해산물이나 자몽·레몬·라임 등의 감귤류 과일, 달지 않은 맛의 치즈와 궁합이 특히 좋다. 단품 메뉴로는 초밥, 마스카포네 크림과 레몬이 곁들여진 훈제 연어, 파르메산 치즈로 맛을 낸 관자 요리와 잘 어울린다.”

글=서정민 기자
사진=박종근 기자

샴페인이란 우리가 흔히 ‘샴페인’이라 부르는 발포성 와인의 정식 명칭은 ‘스파클링 와인’이다. 이 중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든 발포성 와인에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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