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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가의 전시, 유쾌한 공연

중앙일보

입력

"나도 미술이나 클래식에 관심을 좀 가져볼까"하는 생각에 신문·잡지·인터넷을 뒤진다.

찾아낸 정보 4가지.

1. 이브 클랭 등 누보 레알리즘과 쉬포르-쉬르파스...
2. 김형근·권옥연·박창돈·황유엽·이두식 등 유명 작가...
3. 명인 조용배와 허종복의 뒤를 이은 최고의 춤꾼인 이윤석...
4. 피바디 콘서바토리 / 몬트리올·디안젤로 국제콩쿠르...

어렵다. 1번부터 4번까지를 모두 100% 소화해내는 당신이라면 정말 대단한 문화인이다. 이런 문구들에 기죽어 전시장이나 공연장을 찾으려는 모처럼의 의욕이 한풀 꺾이게 마련이다.

그럼 어떻게 해야할까. 낯익고 편안한 이름부터 찾자. 쉬운 전시부터 시작하고 재미있는 공연부터 찾자. 그러면 한발 멀리 있던 미술이나 나와는 동떨어진 것같던 발레가 우리 생활속으로 들어올 수 있다.

오늘은 귀에 익은 대가(大家)
들의 전시와 눈에 익은 인기인들이 함께 하는 음악공연을 소개한다.

이름만으로도 빛나는 대가들의 전시

▶ 피카소와 게르니카 (한국전쟁 50주년 기념 특별기획)

피카소의 대표작 '게르니카'와 이 작품을 위해 피카소가 준비했던 42점의 판화 및 드로잉 100점을 선보인다. 아쉽게도 실제 작품을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이번에 전시되는 작품은 디지털 페인팅을 이용, '게르니카'를 실물크기(3.49m×7.77m)
로 재현한 것이기 때문에 화보로만 보던 대작의 진면목을 살피는 데는 문제없을 것이다.

게르니카는 스페인 바스크 지방의 산악마을로 1937년 파시스트들의 공격을 받아 파괴됐다. 피카소는 작품 '게르니카'에서 울부짖는 말과 죽은 병사, 죽은 아이를 안고 통곡하는 어머니 등으로 전쟁의 잔혹함을 생생하게 고발했다. 자세한 작품설명과 제작 배경 등이 궁금한 분은 여기로.

63빌딩 특별전시관 / 8월27일까지 / 문의 789-5563~5

▶ 백남준의 세계

올여름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는 블록버스터 전시 중 하나. 백남준의 주요 작품과 '비디오이후의 미술'로 불리는 그의 레이저 작품을 국내 처음으로 선보이는 대규모 특별기획전이다.

백남준의 작품을 비디오 전사(前史)
, 비디오 시기, 후기 비디오 시기(레이저 작품)
로 나누어 전시하는데 레이져작품은 로댕갤러리에서, 비디오작품은 호암갤러리에서 볼 수 있다.

이번 전시는 지난 봄 미국 뉴욕 구겐하임미술관에서 열린 〈백남준의 세계 (The Worlds of Nam June Paik, 2.11~4.26)
〉전의 서울 수정판이라고 할 수 있겠다. 개관이래 최대 관람인파를 불러모은 것으로 화제가 된 바 있는 구겐하임 전시에 주요 작품과 자료를 추가하고 장소적 특성에 맞게 재구성했다.

로댕갤러리·호암갤러리 / 10월29일까지 / 문의 750-7964

▶ 바보예술 88년 - 운보 김기창 미수기념 특별전

5년째 붓을 놓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한국화단의 대원로 운보 김기창(88)
화백이 어쩌면 그의 생에서 마지막이 될 지도 모를 회고전을 갖는다. 지난 93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팔순전 이래 7년만에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시기와 경향별 대표작 78점을 골라 보여준다.

선별된 작품은 30년대 선전(鮮展)
에 출품했던 '동자' '가을'에서부터 50년대 대표작인 '예수의 일생' 연작 중 5점과 '복덕방' '보리타작' 연작, 60년에 그린 5백호짜리 대작 '군마도'와 70년대 이후 청록산수, 바보산수 대표작들, 90년대에 대걸레로 그린 '점과 선' 등 근작들에 이른다.

조선일보 미술관은 초기부터 72년도의 청록산수 초기작품까지, 갤러리 현대는 그 이후 청록산수, 바보산수, 추상미술 등을 소개한다.

조선일보 미술관·갤러리 현대 / 8월15일까지 / 문의 724-6313

인기인들이 함께 해서 더 재미있는 공연

▶ 김국진과 함께 하는 한여름밤의 가족음악회

클래식에 대한 부담감을 개그맨 김국진의 해설과 사회가 덜어준다. 가족음악회라는 이름에 걸맞게 프로그램도 친숙한 곡들로 짜여져 있다. 마스네의 '타이스의 명상곡', 멘델스존의 '노래의 날개위에', 마스카니의 오페라 '까발레리아 루스티카나' 중 인터메조 등 클래식에 문외한인 사람이라도 한번쯤은 들어봄직한 곡들을 선보인다.

장윤성이 지휘하는 코리안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로 익숙한 클래식 소품과 오페라곡들을 들을 수 있는 음악회다. 유쾌하고 재미있는 무대를 기대해도 좋을 듯.

예술의 전당 콘서트홀 / 8월11일 오후 8시 / 문의 598-7709

▶ 노영심의 美人 음악회

피아노 연주자로서의 노영심을 볼 수 있는 음악회. 여균동 감독의 새 영화 〈미인〉의 음악을 맡아 전곡을 직접 작곡하고 연주한 노영심이 영화삽입곡을 중심으로 꾸미는 '이야기피아노' 공연이다.

"사랑을 나눌 때 생겨나는 두사람 사이의 미묘한 움직임을 손가락 끝으로 전달하려 했다"는 노영심의 말처럼 피아노를 통한 묘사의 미학을 느껴볼 수 있다.

영화음악의 흐름에 맞춰 재편집된 〈미인〉의 영상도 볼 수 있다. 여균동 감독과 주연 배우들도 출연하여 영화에 대한 얘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된다.

아트선재센터 / 8월11일 오후 7시30분, 12일 오후 4시·7시30분 / 문의 538-3200

Joins.com 지영은 기자<young0622@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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