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모ㆍ네모ㆍ동그라미… "아하~ 그렇군"

중앙일보

입력

요즘 어린이책 출판의 큰 흐름은 크게 '수학 친근하게 다가가기' '동화를 통해 자연스럽게 학습하기' 로 요약할 수 있다.

〈우리 아이 머리를 좋게 하는 수학동화〉는 최근의 이런 출판 경향을 그대로 보여주는 책이다.

숫자 세기에서부터 순서짓기.전체와 부분.일대일 대응.분류.패턴.측정.도형.공간 관계.비교.시간 등 수학의 기초개념을 재미있는 동화 열다섯편 속에 녹여서 일러주기 때문이다.

사실 누구나 공부하기는 싫어한다. 애초부터 국어.수학 하는 식의 학교 교과목 구분이 존재하는 것도 아니다. 제일 좋은 학습법은 말을 배우듯 은연중에 습득하는 것이다.

이 책은 그런 점에 착안해 동화를 읽으면서 자연스럽게 수학 원리를 배우도록 꾸몄다.

일단 수학 개념에 접근하는 방식이 참신하다. '패턴' 을 이해하는 부분에선 곰 사냥꾼과 곰이 등장한다.

눈 내린 숲속에서 곰을 찾던 사냥꾼은 곰발자국을 따라 곰의 흔적을 쫓는다. 촘촘한 곰발자국은 어느 순간 펼쳐진 두 페이지를 가득 메운 자전거 바퀴 자국으로 바뀐다.

어린이들은 책을 보면서 반복된 모양, 즉 패턴의 개념을 이해할 수 있다.

목적이 수학을 가르치는 것이라고 해서 동화적 특성, 즉 서정성을 잃은 것은 아니다.

곰의 집으로 총을 메고 들어간 사냥꾼에게 곰은 코코아를 대접하고 둘은 친구가 돼 헤어진다는 결론에서 볼 수 있듯 동화적 상상력은 곳곳에 묻어난다.

'도형' 을 설명하는 부분도 마찬가지. 눈이 나빠 사냥에 어려움을 겪는 사자가 안경을 맞추기 위해 안경점을 찾는다.

세모 안경.네모 안경.동그란 안경을 써보는 사자를 통해 어린이들은 도형들의 특성을 자연스럽게 깨치게 된다.

길고 짧은 개념을 가르치는 '비교' 항목에서는 엄마의 긴 팔을 궁금해하는 어린 원숭이의 질문에 엄마가 "모두를 안아주기 위한 것" 이라고 따뜻하게 답해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에 대해서도 다시금 생각하게 한다.

자녀 IQ를 키울 욕심을 내는 부모들에게는 교육적인 효과가, 또 즐기기를 원하는 어린이들에게는 재미가 마음을 사로잡을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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