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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비크 악몽’ 가시기도 전에 … 이탈리아서도 무차별 총격 테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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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노르웨이에 이어 이탈리아에서도 극우 인종주의자에 의한 테러가 발생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간) 이탈리아 피렌체의 한 시장에서 잔루카 카세리(50)라는 백인 남성이 세네갈 출신 흑인 노점상에게 357구경 매그넘 권총을 쏴 2명이 그 자리에서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범인 카세리는 경찰에 붙잡히기 직전 입 안에 총을 쏴 자살했다.

 현지 언론들은 카세리가 인종차별 단체인 ‘카사 파운드’가 주최한 시위에 참가한 전력이 있는 점을 들어 유색인종에 대한 증오에서 비롯된 범죄로 보고 있다. 조르조 나폴리타노 이탈리아 대통령은 “이번 테러는 야만적인 범죄행위”라며 “불관용에 맞서 개방과 연대라는 오랜 전통을 되찾자”고 말했다.

 이번 사건은 올 7월 노르웨이에서 극우 청년이 학살극을 벌인 데 이어 나온 것이어서 더욱 충격적이다. 극우 테러가 유럽 전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있다. 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데다 유럽 전역에 재정위기가 급습하자 이민자들 때문에 일자리와 복지 혜택이 사라진다는 위기의식이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벨기에서도 ‘묻지마 총격’=이탈리아에서 테러가 발생한 13일, 벨기에에서도 총기소지 전과가 있는 30대 남성에 의한 ‘묻지마 총격’ 사건이 발생했다. 13일 낮 12시30분 노르딘 암라니(33)라는 남성은 벨기에 남동부 리에주시(市) 도심 생랑베르 광장에서 수류탄 3발을 던지고 소총을 난사했다. 현장에 있던 17개월 여아 등 최소 4명이 숨지고 123명이 다쳤다. 이튿날 범인의 집에서는 여성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범인 암라니는 권총으로 자살했다.

이현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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