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좁아진 정시 문 … 정원 많은 학과 몰릴 듯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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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일부터 2012학년도 대입 정시모집 원서접수가 시작된다. 올해는 수능 특정 영역이 쉽게 출제돼 극심한 눈치 전쟁이 예상된다. 대학별 환산점수를 활용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학과를 찾고 경쟁률과 지원 패턴을 고려한 지원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중앙일보는 진학사와 함께 수능성적 발표 당일부터 9일 오전 9시까지 수험생 13만6405명의 모의지원을 실시, 그 결과를 분석했다.

최석호 기자

하향 지원 많고 눈치작전 심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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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진학사 모의지원 공동 분석

올해 수능은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이 쉽게 출제되면서 이들 영역에서 상위권 학생들의 표준점수가 대폭 하락한 것은 물론, 일부 점수대에 많은 학생이 몰려 있다. 상위권과 최상위권의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성적 분포가 밀집된 상황이다.

모의지원에서도 최상위권 학과나 모집정원이 적은 모집단위의 경쟁률은 낮게 조사됐다. 지난해 7.3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연세대 경영학과의 경우 모의지원에서 1.51대 1의 낮은 경쟁률을 기록하면서 실제 경쟁률도 5.75대 1 안팎에서 결정될 것으로 예측됐다. 연세대 식품영양학과와 자유전공학부, 성균관대 글로벌경영학과, 중앙대 유럽어문학부 등의 경쟁률도 낮아질 것으로 전망됐다.

반면, 모집인원이 많은 학과의 경쟁률은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정시 가군에서 80명을 모집하는 성균관대 인문과학계열은 이번 모의지원에서 2.15대 1의 경쟁률을 기록, 실제 지원에서는 4.13대 1의 경쟁률을 보일 것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경쟁률 3.92대 1보다 높은 수치다. 또 경희대 회계세무학과와 고려대 국제어문·정경대학·인문학부, 서울시립대 자유전공, 이화여대 인문과학부, 중앙대 신문방송·광고홍보, 한국외대 영어·통번역학과의 지원율이 모의지원 기간 동안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를 보였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분석실장은 “원서접수 기간이 다가올수록 하향 지원 경향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기 때문에 실제 지원 때까지 경쟁률을 주시할 것”을 당부했다.

여학생 약세 … 여대 지원율 상승 예고

수능 응시자는 지난해에 비해 2만 명 줄었으나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영역은 오히려 1만 명 정도 증가했다. 대부분의 중상위권 이상 대학이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 응시를 지원 자격으로 제한하기 때문에 상위권 자연계열 학생들이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모의지원 결과에서도 자연계열 모집단위 대부분의 지원율이 증가했다. 지난해 2대 1의 경쟁률을 보였던 경희대 한의예과(자연계 모집)는 모의지원 결과 2.09대 1로 조사되면서 실제 지원에서는 4.12대 1의 높은 경쟁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도 모의지원에서 지난해 경쟁률 3.23대 1보다 높은 3.83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이를 비롯해 가군 이화여대와 나군 서울시립대, 가·나군 분할 모집하는 한양대 자연계 대부분 모집단위의 지원율이 높았다.

이번 수능에서는 여학생들이 언어·수리·외국어 등 대부분 영역에서 약세를 보였다. 이에 따라 불안감을 느낀 여학생 상당수가 여대로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모의지원 결과에서도 이화여대 지원율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상승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진학지도협의회 이금수(중대부고 진로진학부장) 상임이사는 “자연계 수험생들은 물론, 교차지원을 고려했던 인문계 수험생들도 수리 가형과 과학탐구에 가산점을 주는 대학이 많아 남학생들과의 경쟁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여대를 선택하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경희대= 가군 인문계열의 경우 영어학부와 한의예(인문계 모집), 정치외교, 자율전공학부 등 상위권 모집단위 지원율이 하락하는 경향을 보였다. 수능 수리 나형과 외국어영역이 쉽게 출제되면서 우수한 성적대의 수험생이 몰릴 것으로 예상한 학생들이 지원을 기피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선호도가 높은 회계세무는 지난해에 비해 지원율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측되며, 비교적 합격생들의 점수대가 낮은 사학과 역시 안정지원 추세 때문에 경쟁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가군 자연계열은 식품영양, 지리학과 등을 제외하곤 대부분 모집단위의 경쟁률이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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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대= 인문계열은 모집인원이 많은 국제어문과 정경대학, 인문학부의 경쟁률이 지난해에 비해 올라갈 것으로 분석됐다. 그러나 모의지원 기준으로 봤을 때 상위권 점수대의 학생들이 몰리는 미디어학부와 경영대학, 자유전공, 영어교육 등은 지원율 하락이 예상된다. 최상위권 수험생들이 중상위 모집단위로 낮춰 지원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화공생명과 전기전자전파공학부 등 자연계열에서도 상위권 모집단위의 지원율이 지난해에 비해 감소했으며, 중상위권 모집단위인 컴퓨터교육의 경쟁률 상승폭은 컸다.

서강대= 인문계열 모집단위의 지원율은 소폭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 최상위권 수험생 중 수리 나형 사회탐구 등 일부 과목에서 자신의 기대치보다 성적이 나오지 않아 서강대 지원을 포기하는 학생이 생기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최상위권 모집단위인 경영학부의 지원율 하락은 ‘고려대와 연세대에 지원한 뒤 합격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한 수험생들이 서강대 경영학부로 몰리지 않을까’라고 생각한 학생들의 부담이 작용한 것으로 판단된다. 자연계열에서는 자연과학부와 컴퓨터공학부의 지원율 상승이 예상된다.

서울대= 인문계열의 지원율은 감소했다. 올해 수능에서 변별력이 없었던 한국지리를 선택한 수험생과 제2외국어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이 나온 수험생들이 지원을 포기한 것으로 보인다. 합격선이 낮게 형성되는 인류지리학과 지원율 하락폭은 클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서울대가 수능 반영비율을 높이고, 학생부 반영비율을 낮추면서 특목고 수험생들이 모집단위를 상향 조정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연계열은 전체적으로 지원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하지만 기계항공학부, 공학계열 전기정보 등은 지원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성균관대= 인문계열은 모집인원이 많은 경영, 인문과학계열의 지원율이 상승하고, 최상위권과 하위권 모집단위의 지원율은 감소할 것으로 예측된다. 사회과학계열은 경쟁률이 소폭 하락할 것으로 보이는데, 상당수 수험생이 인문과학계열로 하향 지원한 결과로 분석된다. 나군 인문계열은 전체적인 경쟁률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가군에 비해 최초 합격점이 높게 형성되기 때문이다. 자연계열 나군 모집단위는 반도체시스템공학 전공을 제외하고는 지원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연세대= 최상위권과 하위권 모집단위인 경영학과와 신학과의 지원율 하락폭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경영학과의 경우 수리 나형과 외국어 때문에 과감히 지원하기 어려운 수험생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오히려 신학과는 ‘쉬운 수능’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상위 모집단위로 상향 지원하는 경향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연계열의 경우 최상위권 모집단위의 지원율은 소폭 하락한 대신, 중위권 모집단위의 지원율은 증가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대 지원을 염두에 둔 수험생들이 연세대에서는 하향 지원하는 추세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이화여대= 인문계열은 전체적으로 지원율이 높아질 전망이다. 경영대학 내 국제사무학과의 지원율 상승폭이 가장 클 것으로 예측되는데,‘이화여대’에 대한 선호도가 높은 수험생들이 모집단위를 낮춰서라도 지원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자연계열에서는 인문계열 수험생들이 교차지원할 수 있는 식품영양, 간호, 보건관리의 지원율이 소폭 감소할 것으로 조사됐다. 교차지원이 허용되는 모집단위는 지원 가능점수가 높아질 것을 우려한 수험생들이 인문계열에 상향 지원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대= 가군 인문계열은 상위권 모집단위인 광고홍보, 신문방송 등의 지원율이 올라가고, 중하위권 모집단위의 경쟁률은 낮아질 가능성이 있다. 중하위권 모집단위의 경우 모집인원이 2~7명 밖에 되지 않기 때문. 나군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지난해에 비해 경쟁률이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상위권 모집단위의 지원율보다 중하위권 모집단위의 지원율 상승폭이 클 것으로 예상되는데, 대학은 상향 지원하지만 모집단위는 낮춰 지원하려는 수험생들의 고민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양대= 가군 자연계열은 수능이 쉬워짐에 따른 기대심리로 대부분 모집단위에 많은 학생이 지원할 것으로 조사됐다. 반대로 인문계열은 지원율이 소폭 하락하는 추세를 보였다. 수능에서 좋은 성적을 받은 수험생들이 정책학과, 경영학부, 사회과학부 등에 몰릴 것이라고 예상한 상당수 학생이 지원을 기피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나군은 인문, 자연계열 모두 경쟁률이 높아질 전망이다. 특히 사회과학부와 경영학부, 융합전자공학부, 화공생명공학부에 수능성적우수자들의 지원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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