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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만에 서울대 합격생 … 산청고 비결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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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7면

경남 산청군 산청읍 산청고교(학생 수 330명)는 4년 전까지만 해도 정원을 채우지 못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원자가 정원보다 많고 부산·진주 등 외지 학생의 진학이 늘 정도로 인기다.

 올해는 1952년 개교이후 15년 전에 이어 두 번째로 서울대 합격생도 냈다. 서울대 생명과학부 수시모집에 합격한 오량근(18·사진)군이 주인공이다. 이런 성과는 학교의 노력과 산청군의 지원이 큰 힘이 됐다.

 지난해부터 기숙사를 운영하는 산청고는 입사생 140명을 대상으로 자정까지 자율학습도 한다. 기숙사를 갖추고 교육열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내년도 지원자(모집 3학급 84명)는 정원보다 22명 많았다. 예년에 5~6명이던 외지학생도 13명으로 늘어났다.

 오 군은 학교수업이 끝난 뒤 산청군이 폐교를 리모델링해 2008년 3월부터 운영한 ‘공립학원’인 우정학사(산청읍 소재)에서 공부했다. 이곳은 군내 6개 중학교, 9개 고교의 우수학생 160명을 대상으로 방과후 특강을 한다. 특강은 실력있는 외부 강사 9명이 맡는다. 학생 가운데 120명은 우정학사에서 숙식까지 해결한다. 잠을 자지 않는 40명은 산청군이 제공하는 버스로 통학한다.

 학사운영비(연간 9억원)를 전액 산청군이 부담하고 있어 학생들은 무료로 기숙학원에서 공부하는 셈이다. 이곳에서 공부하는 고3학년 20명 가운데 올해 서울 상위권 대학과 지방국립대 수시합격자가 지난해보다 2배 이상 늘었다. 성재균(57) 산청고 교장은 “자치단체의 지원으로 산청이 공부하기 좋은 곳으로 바뀌고 있다”고 말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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