샹하이 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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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감상포인트
중국 자금성에서 미 서부로 종횡무진하는 성룡. 그의 액션스케일은 줄었지만 특유의 유머와 코믹한 표정으로 영화내내 맘껏 웃을 수 있다.

성룡 특유의 표정과 유머에는 인간미가 느껴져 그의 영화에는 언제나 따뜻함이 배어있다. 바로 그점이 성룡 영화의 장수 비결이 아닐까.

성룡이 할리우드에서 찍은 두 번째 영화〈샹하이 눈〉에서도 성룡식 유머와 예의 코믹한 표정을 만날 수 있다. 그래서 영화를 보며 맘껏 웃을 수 있다.

〈샹하이 눈〉은 미국 서부에서 펼쳐지는 성룡의 공주 구출 작전이다.1881년 중국의 자금성, 뻬이뻬이 공주가 미국으로 납치된다. 공주를 구하기 위해 황제의 근위대가 미국으로 특파되고 공주의 충복이었던 장 웨인(성룡)이 덩달아 공주 구출에 나선다. 성룡 영화다운 출발. 이제 관객은 성룡이 온갖 어려움을 헤치며 공주를 구하는 것을 지켜보기만 하면 된다.

그러나 할리우드에서 만드는 성룡영화는 홍콩의 그것과는 다른 점이 있다. 성룡의 원맨쇼를 가만 두고 보지 않는다는 것.〈러시 아워〉때와 마찬가지로 '오웬 윌슨'이라는 백인 파트너를 붙여 놓았다. 이는 성룡이라는 동양인 한 명을 주인공으로 했을 때 흥행의 위험부담을 덜어보고자 한 할리우드식 안전장치라 할 수 있겠다.

이런 할리우드식 제작 시스템은〈폴리스 스토리〉등의 영화를 기대했던 성룡 매니아들에겐 다소 실망을 안겨 줄 수도 있다. 이전 홍콩에서 제작된 성룡 영화들은 그야 말로 성룡의,성룡에 의한,성룡만을 위한 영화였다. 온갖 위험을 불사하고 그가 벌이는 스턴트 액션으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물론〈샹하이 눈〉에서도 성룡식 액션은 있다. 그러나 액션의 스케일은 예전에 비해 눈에 띄게 줄었다. 대신 코미디적인 요소에 더욱 촛점을 둔 느낌이다. 그리고 액션의 비중이 작아진 대신 영화의 무대는 중국의 자금성,미국의 인디언 부락,중국인들의 서부 철도건설현장,미국 서부시대의 웨스턴 타운 등 동서양을 넘나든다.

성룡의 파트너로 출연하는 '오웬 윌슨'의 로맨틱한 황야의 무법자로서의 유머스런 연기도 돋보인다. 성룡이 시나리오 원안을 완성하고 제작 총지휘를 맡았다. TV CF로 명성을 날린 톰 다이 감독의 데뷔작. 8월5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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