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대한남성과학회 김세웅 학술이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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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기부전 치료제의 작용 원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는 대한남성과학회 김세웅 학술이사.

1998년 비아그라가 등장한 이후 발기부전 치료제는 ‘해피드럭’의 첫머리를 차지하고 있다. 이 변화는 성문화를 음지에서 양지로 끌어올리는 역할도 했다. 하지만 확산 속도에 비해 발기부전 치료제에 대한 정보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두통이나 안면홍조 같은 부작용은 간과되고 있다. 지금까지 세상에 나온 발기부전 치료제는 총 여섯 종류. 앞으로 이 숫자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남성과학회 김세웅 학술이사(서울성모병원 비뇨기과)에게 발기부전 치료제의 오해와 진실에 대해 들었다.

-발기부전의 정확한 개념은.

 “음경은 스펀지처럼 푹신한 해면체로 이뤄져 있다. 성적으로 흥분하면 이 해면체가 동맥으로부터 혈액을 공급받아 팽창하며 딱딱해진다. 발기부전은 음경은 커졌지만 충분히 딱딱하지 않거나 발기가 유지되지 않는 증상을 통틀어 말한다. 단순하게 발기되지 않는 상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고혈압약을 복용하면 발기부전이 생길 수 있나.

 “고혈압 관리를 위해 약을 선택할 땐 신중해야 한다. 고혈압약 중에는 발기 기능을 개선하는 종류도 있지만 메타차단제나 이뇨제 같은 경우는 오히려 악화시킨다. 나도 고혈압약을 먹고 있지만 이 점은 반드시 주의가 필요하다.”

 -발기부전을 치료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는지.

 “발기부전은 심장이나 뇌혈관 등에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말해 주는 잣대가 될 수 있다. 지금까지 다양한 연구에서 발기부전이 있으면 심근경색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확인됐다. 당뇨병에 걸리면 가장 먼저 나타나는 증상도 발기부전이다. 발기부전의 원인 중 당뇨병이 차지하는 비율도 15~30%에 달한다. 만약 이 사실을 모르고 방치한다면 당뇨 합병증으로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다.”

 -약효가 나타나는 시간이 최소 한 시간은 필요하다는데.

 “발기부전 약을 복용하고 한 시간이 지나서 발기가 된다면 그 시간은 당사자에게 악몽일 수 있다. 또 안면홍조나 두통 같은 부작용도 참기 힘든 고통이다. 하지만 과거의 치료제는 두 가지 모두에 해당됐다. 하지만 최근 등장하는 치료제는 15~30분 정도면 약효가 나타난다. 부작용도 확 줄였다. 자연스럽게 성생활을 할 수 있는 약을 찾는 환자가 늘면서 속도와 안전성이 치료제의 중요한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발기부전 치료를 위한 여성 파트너의 역할은.

 “발기부전 치료 성공의 가장 중요한 요소는 여성이다. 여성 파트너의 개입과 만족도는 굉장히 중요하다. 치료를 받은 후 여성 파트너가 성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것을 느끼면 남성은 적극적으로 치료받으려 한다. 만약 남성이 발기부전에 대해 파트너에게 밝히지 않는다면 여성은 ‘사랑이 식었다’ 또는 ‘새로운 사람이 생겼다’고 오해하기 쉽다. 두 사람 사이는 점점 멀어지고 남성의 성적 자신감도 떨어진다. 부부가 함께 치료받는 것이 바람직한 이유다.”

권병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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