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연봉협상 줄다리기

중앙일보

입력

31일은 남자 프로농구 2000~2001 시즌 연봉 계약 마감일이다. 그러나 하루 전인 30일까지 시원스레 계약을 마친 구단이 한 곳도 없다.

지난 시즌 챔피언 SK와 준우승 팀 현대는 간판 스타들과 협상에 애를 먹고 있다. SK는 서장훈, 현대는 이상민.조성원이 골칫거리다.

선수들이 요구하는 액수와 구단 제시액의 차이는 엄청나다. 서장훈은 '국내 프로 스포츠 최고액' 인 3억7천만원을 요구한다. 올해 최고 연봉선수는 프로야구 현대의 정민태(3억1천만원)다.

서장훈은 팀을 우승으로 이끌며 최우수선수(MVP)에 오른 점을 내세운다. 그러나 구단의 태도는 모호하다. "서장훈의 요구를 최대한 수용하겠지만 다른 종목과 비교할 필요는 없다" 는 것이다.

서장훈은 협상에 능하다. 부르는 대로 받기 어렵다는 사실도 잘 안다. 지난 시즌 프로농구 최고 연봉인 2억2천만원을 받았으므로 1억원 정도 얹으면 만족하지 않겠느냐는 게 구단측 계산이다.

지난 시즌 서장훈과 같은 액수를 받았던 이상민은 정규리그 우승과 팀 공헌도를 들어 대폭 인상을 요구하지만 내심으로는 서장훈을 의식하고 있다.

구단은 플레이오프 우승을 놓친 점을 들어 난색을 보인다. 구단의 희망은 '동결' . 2억원 이상 요구한 조성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간판 스타들의 '체면' 을 생각해 소폭 인상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이 크다.

괴로운 팀은 골드뱅크다. 지난 시즌 1억8천만원을 받았던 현주엽이 간판 대접을 요구하며 2억5천만원 이상을 요구하기 때문이다.

구단은 '터무니없다' 는 반응이어서 협상이 쉽지 않다. 지난 시즌 1억7천5백만원을 받았던 허재(삼보)는 구단에 다음 시즌 연봉을 '백지 위임' 했다. 소폭 인상이 유력하다. 지난 시즌 연봉 3위 전희철(동양.1억9천만원)은 동결에 유감이 없다는 태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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