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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저히 멈출 수가 없다”…This man is addicted to sex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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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데이트

뉴스위크 밸러리(가명)는 두 번째 결혼이 파경을 맞을 즘에서야 섹스 때문에 자신의 삶이 엉망진창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애리조나주 피닉스에서 인사 담당관으로 일하던 그녀는 30세에 이미 두 남편을 차례로 속이고 외도했다. 대개는 부하 직원이나 동료가 상대였다. 패스트푸드점 화장실에서 모르는 사람과 관계를 갖기도 했고, 기혼 남성들과 밀회를 즐겼으며, 하룻밤으로 끝난 상대는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40~50대 남성뿐만 아니라 청소년·여성·노인으로 유행병처럼 번지는 섹스중독…
마약이나 알코올 중독처럼 결혼생활이 파탄 나고 직장 잃을 수 있어 #‘원치 않는 성행위’를 억제하는 게 치료의 기본이다

Valerie realized that sex was wrecking her life right around the time her second marriage disintegrated. At 30, and employed as a human-resources administrator in Phoenix, she had serially cheated on both her husbands-often with their subordinates and co-workers-logging anonymous hookups in fast-food-restaurant bathrooms, affairs with married men, and one-night stands too numerous to count.

그런데도 밸러리는 멈출 수 없었다. 한 남자의 아내가 정사 현장에 들어닥쳐(catching them in flagrante delicto) 그녀의 머리에 총을 들이댄 뒤에도 마찬가지였다. 밸러리는 폰섹스를 자주 이용했고, 인터넷으로 포르노를 끝없이 봤다. 자위행위에도 강박적으로 매달려 출근도 하지 않고 바이브레이터를 찾는 경우가 잦았다. 노출증(public exhibitionism)도 심했다. 특히 스트립쇼 클럽에선 자신의 알몸을 보여주고 싶어 했다. 심지어 관계 대가로 돈을 받기도 했다. 형편이 어려워서가 아니라 그런 행위가 주는 쾌감 때문이었다(not out of financial necessity but for the illicit rush such acts gave her).

밸러리에게 섹스는 일종의 자가치료(self-medication)였다. 어린 시절 버림 받은 뒤 끊임없이 시달려온 불안과 절망감, 감정적 친밀함(emotional intimacy)의 주체할 수 없는 두려움을 다스리는 수단이었다. “아무도 나를 원치 않으리라는 두려움과 외로움을 달래려고 전혀 적절치 않은 방식으로 사랑을 구했다(In order to soothe the loneliness and the fear of being unwanted, I was looking for love in all the wrong places)”고 그녀는 돌이켰다.

이런 식으로 10년을 살다 보니 밸러리는 완전히 바닥으로 굴러떨어졌다(hit rock bottom). 두 번째 이혼에다 사귀던 남자까지 헤어지게 되자 완전히 실의에 빠져 처방약을 과다복용해 목숨을 끊으려 했다. 중환자실(ICU)에서 깨어난 뒤에야 밸러리는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제대로 알았다. 섹스중독자(sex addict)였다. 밸러리는 “성적 욕구의 분출 때문에 두 번의 결혼생활과 직장을 잃었다. 결국 노숙자로 푸드스탬프(정부의 식비 지원 프로그램)로 살아가게 됐다(Through sexually acting out, I lost two marriages and a job. I ended up homeless and on food stamps)”고 말했다. “난 완전히 제어 불능이었다(I was totally out of control).”

'섹스중독(sex addiction)’은 여전히 논란 많은 호칭이다. 근거 없는 이야기로 일축되기 십상이다(often dismissed as a myth). 또 도미니크 스트로스칸 전 IMF 총재와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 같은 유명한 바람둥이(high-profile lotharios) 덕분에 토크쇼의 우스갯소리가 되곤 한다. 전문가들이 '강박적 성행위(compulsive sexual behavior)’ 또는 '성과잉 장애(hypersexual disorder)’로 부르는 섹스중독은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만큼이나 개인의 삶을 철저히 파괴할 수 있다. 게다가 정신과의사와 중독 전문가들에 따르면 섹스중독에 시달리는 미국인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국가적인 유행병(It's a national epidemic)”이라고 할리우드의 섹스중독 치료 단체 X3LA의 지도자 스티븐 러프가 말했다.

섹스중독 진단을 받은 사람이 얼마나 되는지 정확히 알기는 어렵다. 그러나 성교육과 섹스중독 치료 단체인 성건강증진협회(Society for the Advancement of Sexual Health)의 추산에 따르면 미국 인구의 3~5%(900만 명 이상)가 섹스중독의 기준에 들어맞는다.

개업한 섹스중독 치료사도 10년 전에는 100명에도 못 미쳤지만 지금은 약 1500명이다. 재활 프로그램을 광고하는 치료센터도 10년 전엔 대여섯 곳에 불과했지만 지금은 수십 곳에 이른다. 나이와 성별도 변해간다. “섹스중독으로 치료 받는 사람이 과거엔 대부분 40~50대 남성이었지만 지금은 여성, 청소년, 노인이 상당히 많아졌다(Where it used to be 40- to 50-year-old men seeking treatment, now there are more females, adolescents, and senior citizens)”고 국제외상·중독 연구소(International Institute for Trauma and Addiction Professionals)의 태미 버헬스트 부사장이 말했다.

“할아버지가 컴퓨터로 포르노를 보다가 손자에게 들키고, 손자가 열두 살에 휴대전화로 성적인 내용이나 사진을 주고 받는 '섹스팅'을 한다(Grandfathers getting caught with porn on their computers by grandkids, and grandkids sexting at 12).”

성적 욕구(carnal metabolism)를 부채질하는 디지털 혁명이 그런 증가세의 일부 원인이다. 과거에는 음란 서적을 파는 서점(dirty bookstores)이나 포르노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X-rated movie theaters)에서 공개적인 망신을 당할 위험을 감수해야 했지만 인터넷은 공짜 포르노를 익명으로 언제 어디서든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만들었다. '인터넷 필터 소프트웨어 리뷰’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하루 약 4000만 명이 420만 개에 이르는 음란 사이트에 접속한다. 물론 음란물을 보는 행동이 실제 섹스와 같진 않지만 전문가들은 포르노가 실제 섹스중독에 이르는 관문(gateway) 역할을 한다고 본다. “누드 영상을 본다고 모두가 섹스중독이 되지는 않는다(Not everyone who looks at a nude image is going to become a sex addict)”고 LA의 프로미시즈 치료센터의 CEO 데이비드 새크는 말했다. “그러나 지속적인 노출은 중독에 취약한 사람에게 촉발제가 된다(But the constant exposure is going to trigger people who are susceptible).”

게다가 새로운 첨단기술 덕분에 즉석 섹스(a quick romp)를 위해 낯선 사람과 만나는 일이 더 쉬워졌다. 'Grindr’ 같은 스마트폰 응용프로그램(app)은 위성위치확인(GPS) 기술을 이용해 192개국에서 아무런 조건 없는(no-strings) 즉석(instantaneous) 동성애 만남을 주선한다. AshleyMadison.com 사이트는 혼외정사를 원하는 사람들을 서로 연결시켜 준다. '정사를 보장한다(affairs guaranteed)’고 광고하는 그 사이트는 회원이 1220만 명이라고 주장한다.

올해는 섹스중독이 영화와 TV로 확산됐다. 최근 로고 TV 네트워크는 섹스중독을 포함해 심한 성문제를 가진 남녀들의 일상생활을 추적하는 리얼리티쇼 '배드 섹스(Bad Sex)’를 방영하기 시작했다. 12월 2일엔 성심리를 다룬 영화 '셰임(Shame)’이 미국에서 개봉된다. 이 영화의 주인공은 뉴욕에 사는 기업가로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만큼 거대한 성욕을 가진 브랜든(아일랜드 배우 마이클 패스벤더가 연기해 확고한 스타 입지를 굳혔다)이다.

그의 삶이 섹스로 가득 찬 몽롱함(a blur of carnal encounters)으로 변해가면서 그의 직장과 자존감마저 위기에 처한다. 영화 사상 가장 섹시하지 않은 섹스 장면에서 브랜든은 매춘부 두 명과 광란의 3인조 성행위에 몰입하면서 완전히 인간성을 잃는다. “관객을 포함시키면 4인조 성행위인 셈(It's a foursome with the audience)”이라고 감독 겸 공동 대본작가 스티브 매퀸이 말했다. “실제로 상당히 위험한 시도였다(What we were doing was actually dangerous). 사람들이 이 영화를 좋아하게 된다는 측면만이 아니라 심리적으로도 위험하다는 뜻이다(Not just in terms of people liking the movie, but psychologically).”

이 영화가 그려내는 완전한 타락이 아무리 강렬하고 매스껍게 느껴진다고 해도 실제 섹스중독의 어두운 현실을 기준으로 볼 때 그 정도는 빙산의 일각이다. LA의 부자 동네 웨스트사이드에 사는 36세의 토니(가명)를 보자. 그의 삶은 섹스중독으로 아수라장이 됐다. “그 때문에 완전히 불구가 됐다(I was crippled by it)”고 토니는 말했다. “최면 상태로 빠져들어 내가 사회적으로, 직업적으로, 정신적으로 무엇을 하는지 몰랐다(I would go into trancelike states, lose track of what I was doing socially, professionally, spiritually). 그런데도 멈출 수 없었다.”

토니는 섹스 상대를 구하려는 자신의 지칠 줄 모르는 노력이 너무도 창피하다고 느꼈다. “농구장에서, 클럽에서 여자를 만났고, 거리를 가다가 차를 세우고 여자를 유혹했다.” 토니는 익명의 섹스·사랑중독자(Sex and Love Addicts Anonymous) 12단계 치료 프로그램에 참여한 뒤에야 그런 사람이 자신만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토니는 섹스 집착이 불안증을 억누르고 애초에 중독 행위로 이끈 정서적 문제를 해결하려는 수단이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섹스중독이 되면 잔뜩 흥분한 상태로 밤거리를 걸으며 '혹시 누군가 낚을 수 있지 않을까(Maybe I’ll just see if there’s anybody out there)’라고 생각한다. 사냥감을 찾는 셈이다(Like looking for prey, kind of). 완전히 긴장하고 흥분된 상태다(You’re totally jacked up, adrenalized). 이 한가지 목적에 100% 집중한다(One hundred percent focused on this one purpose). 하지만 자긍심은 완전히 말살된다(But my self-esteem was shot).”

치료 프로그램은 주로 알코올 중독 치료 단체 '익명의 알코올 중독자(AA: Alcoholics Anonymous)’의 방식을 차용한다. 다만 즉시 끊기를 강요하기보다 '성적인 냉철함(sexual sobriety)’을 권한다. 방식은 다양하지만 대개는 강박적인 자위든 매춘부와 갖는 성관계든 불문하고 '원치 않는 성행위(unwanted sexual behavior)’의 억제가 기본이다. “섭식장애 치료에서 요구하는 냉철함과 비슷하다(We treat it very much like sobriety for an eating disorder)”고 LA의 성적회복연구소(Sexual Recovery Institute) 설립자 로버트 웨이스가 말했다.
“자신의 목표와 믿음에 근거해서 바라는 바를 규정해야 한다(They have to define for themselves based on their own goals and belief systems). '나에게 맞는 건강식이 뭔가? 뷔페에 가면 어떨까? 나 혼자 식사하면 어떨까?’ 우리는 그 목표를 보고 개인의 성적 행위를 파악한 뒤 무엇이 원치 않는 행동으로 이끄는지 찾아낸다(We look at your goals and figure in your sexual behaviors and validate what’s going to lead you back to the behavior you don’t want to do).”

섹스중독자는 때로는 강박장애(obsessive-compulsive disorder)와 유사한 행동을 보이지만 연구자들은 그 두 가지를 직접 연관시키지 않는다. 하지만 성과잉 장애가 다른 중독과 일치하는 사항이 많다는 점을 보여주는 연구 결과가 늘고 있다. 프로미시즈 치료센터의 치료사들은 섹스중독자들이 수치심을 없애려고 마약이나 알코올에 빠져드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증상을 끊으려고 하면 심한 우울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밸러리는 “나 자신에 만족하지 못해 자신감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다(I realized I was not comfortable in my own skin)”고 말했다. 그녀는 캘리포니아주 토런스의 사립 행동건강 병원 델 에이머에서 4개월간 섹스중독 치료를 받았다. “내 우울증은 남은 생을 혼자 살아야 한다는 두려움에서 나왔다(My depression came from the fear I was going to be alone for the rest of my life). 성적 집착과 싸우면서 외로움과 버림 받는다는 생각이 매우 두렵다(Fighting the obsession and rumination, the fear of loneliness and abandonment).”

전문가들에 따르면 섹스중독 환자들도 알코올이나 마약 중독자들을 무모한 행동으로 몰고 가는 바로 그 고조된 감정(heightened emotional arousal)의 노예가 된다. 여러 연구는 마약·알코올 중독자와 섹스중독자가 똑같이 뇌의 쾌락중추 신경전달물질(brain’s pleasure-center neurotransmitter)인 도파민에 의존한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런 감정의 고조를 추구하려고 포르노, 매춘부, 외도에 끊임없이 빠져들게 된다(It’s all about chasing that emotional high: losing yourself in image after image, prostitute after prostitute, affair after affair)”고 성적회복연구소의 웨이스가 말했다. “그들은 결국 정상적인 인간관계를 잃고, 병에 걸리고, 직장에서 쫓겨난다(They end up losing relationships, getting diseases, and losing jobs).”

특히 전문가들은 섹스중독이 무분별한 성관계와 불륜의 편리한 변명(convenient excuse)은 결코 될 수 없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로고 TV의 '배드 섹스’ 진행자인 섹스치료사 크리스 도나휴는 예를 들어 타이거 우즈는 문란한 성관계가 널리 알려졌고 미시시피주의 섹스중독 전문 병원에서 치료를 받았지만 섹스중독자는 결코 아니라고 말했다. “자신의 도덕성과 결혼의 한계를 존중하지 않았다고 해서 섹스중독은 아니다(Because he didn’t honor his integrity and marital boundary does not make him an addict)”고 도나휴가 말했다. “흔히들 섹스 문제로 곤경에 처하고 바람을 피우면 섹스중독 탓으로 돌린다. 그게 내가 어려운 상황에서 빠져나오는 좋은 핑계거리(Because I get in trouble, because I cheat, I’ll just blame it on sex addiction. That’s my get-out-of-jail-free card’)’라고 생각한다.”

타이거 우즈의 난봉 행각(wild-oats sowing)을 하퍼(가명)의 경험과 대조해 보라. 애틀랜타 출신의 방송사 간부인 그는 4년 동안 섹스중독에 시달렸다. 온라인 데이트 서비스에 가입한 하퍼는 여러 여자들과 관계를 가졌다. 끊임없이 섹스팅을 하고 거의 섹스만 생각했다. 그는 보통 첫 데이트에서 여자들을 침대로 끌어들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때로는 만난 지 한 시간도 안돼 침대로 직행한 경우도 있었다. “섹스를 간절히 원하는 여자들도 아니었다(these weren’t desperate women).”

그러나 하퍼가 그런 여성 정복에서 얻는 일시적인 자아만족(ego gratification)에는 큰 대가가 따랐다. 그는 “거의 인사불성 상태에서 살았다(living in a stupor)”고 표현했다. 친구들은 떠났고 스스로 성적 충동이 “가련하다(pathetic)”고 느꼈다. 가장 비참한 점은 점점 더 심한 포르노에 빠지면서 “내가 생각하는 정상(what I think is normal)”의 기준이 달라졌다는 사실이라고 그가 말했다. 하퍼는 “만족시키기 불가능한 악마와 같다(It really is like that monster you can’t ever fulfill)”고 말했다. 현재 30세인 그는 지난 8개월 동안 데이트를 피하고 섹스중독 치료단체에 참여한다. “포르노와 섹스는 한 가지에 쉽게 물려 좀 다른 방식을 찾게 된다(Both with the porn and the sex, something will be good for a while and then you have to move on to other stuff). 최악의 상황은 막바지에 이르면 근친상간을 가정한 포르노(pretend incest porn)까지 보게 된다는 사실이다. '도대체 왜 그런 게 나를 성적으로 흥분시킬까(Why is something like that turning me on)?’ 생각하면 너무도 비참해진다.”

온라인 포르노의 남용이 가져오는 부정적 영향은 이미 잘 알려졌다. 한 연구에 따르면 하루 최대 20시간 온라인 포르노를 보는 만성 자위행위자는 도파민 급감소로 끔직한 숙취(hangover)와 비슷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 그러나 다른 부수적인 대가도 따른다. “온라인에서 본 이미지를 오프라인에서 실행에 옮기게 된다(What you look at online is going to take you offline)”고 '포르노 목사(Porn Pastor)’로 불리는 크레이그 그로스가 말했다. 그는 온라인 포르노의 위험을 경고하는 기독교 웹사이트 'XXXChurch.com’을 운영한다. “자신이 하리라고는 상상도 못했던 여러 행동을 실제로 하게 된다(You’re going to do so many things you never thought you’d do).”

“여성은 문화적으로나 생물학적으로 시도 때도 없이 섹스를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because culturally and biologically women aren’t as readily available to have sex at all times of the day) 섹스에 중독된 많은 이성애자(heterosexual) 남성은 욕구를 채우려고 동성애자 남성에게 눈을 돌리게 된다”고 섹스치료사 도나휴가 말했다. “그들의 심리에 미치는 영향이 어떨지 생각해 보라(Imagine what that does to their psychology). '이젠 내가 동성애자인가? 아내에게 무어라고 말해야 하나?’라고 고통스러워할 게 뻔하다.”

맥스 더빈스키(25)에게는 그런 점이 문제가 아니었다. 오하이오주 출신의 작가인 그는 14개월 동안 고통스러운 온라인 포르노 의존증에 시달렸다. 그는 가장 큰 문제가 포르노 때문에 못하게 되는 일들이었다고 말했다. “건전한 관계를 유지하기가 불가능했다(I couldn’t hold down a healthy relationship). 포르노 없이는 성적으로 흥분되지 않았다(I couldn’t be aroused without pornography). 현실에서도 여성들에게 너무 많은 것을 기대했다(I was expecting way too much from the women in my life).” 더빈스키는 X3LA에서 치료를 받은 뒤 결혼했다.

섹스중독이 남성만의 문제처럼 보이는 이유는 스스로 중독을 인정하는 압도적인 다수(약 90%)가 남성이기 때문이다. 여성들은 ‘사랑중독자(love addicts)’로 분류되는 경우가 많다. 의존적인 관계(dependent relationships)에 빠져들려는 강박적인 경향으로 파트너와 비현실적인 유대를 형성한다는 뜻이다. 부분적으로는 섹스중독이라고 하면 여성이 남성보다 낙인 찍히기(stigmatized) 쉽기 때문이라고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섹스중독 치료사 애너 밸런티-앤더슨이 말했다. “우리 사회는 여전히 여성에게 내재된 치욕이 훨씬 많고 여성이 잃을 게 훨씬 많다(We live in a society where there’s still a lot more internalized shame for women and there’s a lot more for them to lose).

사람들은 그런 여자를 두고 '아픈 사람이고 병이 있다(She’s sick and has a disorder)’고 말하지 않고 행실 나쁜 여자(She’s a bad mom)’라고 말한다. 그러나 아주 느리긴 하지만 치료를 기꺼이 받으려는 여성이 늘고 있다(But very slowly, women are starting to be more willing to come into treatment).”

환자와 치료사 모두 이 질병의 인식이 더 높아져 성별과 나이를 불문하고 모든 환자가 치료 받게 되기를 기대한다. 웨이스는 “섹스중독은 실제 섹스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가 원하는 사람’이 되고 싶은 욕구의 문제(sex addiction isn’t really about sex; it’s about being wanted)”라고 말했다.

X3LA의 스티븐 러프는 이렇게 말했다. “그 문제의 해결에는 섹스가 안성맞춤인 듯하다(Sex is the perfect match for that). 섹스를 하면 '지금 이 순간 내가 중요하다(I matter right now), 지금 이 순간 나는 사랑 받는다(In this moment, I am loved)’고 느끼기 때문이다. 미국 문화와 국가 전체가 그런 쪽에서 의미를 찾는 듯하다(In that sense, an entire culture, an entire nation is looking for meaning).”

CHRIS LEE 기자

번역 이원기

■ 성적 자유에 구속당하는 남자

SEX ADDICTION AND THE CITY
스티브 매퀸 감독의 성심리 드라마 ‘셰임’

영국 영화감독 스티브 매퀸(42)은 섹스중독이 하나의 사회적 현상(phenomenon)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그런 사람에게도 동정(sympathy)이 필요하다는 생각을 비웃었다. 매퀸은 “대다수처럼 그냥 웃어 넘겼다”고 돌이켰다.

그러나 실제 그 중독으로 고통 당하는 사람들과 대화하고 조사를 위해 치료 모임에 참가한 뒤 자신의 생각이 잘못됐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터너상을 받은 시각예술가에서 영화감독으로 직업을 바꾼 매퀸은 이렇게 말했다. “우리가 들은 이야기는 너무도 슬펐다. 알코올·마약 중독은 기본적으로 동정을 받지만 이건 전혀 다르다. 초기의 에이즈와 거의 비슷하다. 아무도 상대하려 들지 않는다(No one wants to deal with you). 괴짜(weird)고 사악한 사람(fiend)으로 취급 받는다. 그런 오명(stigma)이 여전히 따라 붙는다.”

매퀸은 '등잔 밑이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right under our noses that we don't see)’ 이 증상을 영화로 다뤘다. 성심리 드라마 '셰임(Shame)’에서 그는 마이클 패스벤더('엑스맨: 퍼스트 클래스’ '바스터즈: 거친 녀석들’에 출연했고, 매퀸의 2008년 도발적인 데뷔작 '헝거'에서 아일랜드공화군 단식투쟁가 바비 샌즈 역을 맡았다)에게 주인공 브랜든 역을 맡겼다. 강박적인 성욕에 고통받는 맨해튼의 기업인이다.

브랜든은 사랑의 감정을 느끼지 못하고 섹스에만 집착한다. 그러다가 그와 정반대로 사랑이 넘치는 여동생 시시(캐리 멀리건)가 그의 집에 살러 들어오면서 그의 삶은 완전히 뒤짚어진다.

'셰임’은 지난 9월 베니스 영화제에서 15분 기립 박수를 받은 이래 유력한 아카데미상 후보로 거론됐다. 그 영화제에서 패스벤더(34)는 겁없이 바지 지퍼를 내리는 열연으로 최우수 남우상을 받았다. “허영심으로 연기하지 않았다”고 패스벤더가 말했다. “브랜든이 연약하고, 아이 같고, 때로는 혐오스럽게 보이기를 원했다.”

'헝거’가 포로에게 허용되는 유일한 수단인 단식을 통해 자유를 쟁취하려는 필사적인 노력을 다룬 반면, '셰임’은 잘 생긴 외모, 돈, 성적인 놀이터를 제공하는 뉴욕 덕분에 무제한의 자유를 누리는 남자를 묘사한다. 그러나 바로 그 자유가 궁극적으로 그를 구속한다. 매퀸은 “알코올 중독이 갈증과 상관 있듯이 이 영화는 섹스와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욕구의 배출구일 뿐이다(It's just an outlet). 우리는 고통을 잊으려고 술을 마시거나 마약을 투여하거나 섹스를 한다. 인간이 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고통을 느끼지 못하게 만드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하려고 한다.”

패스벤더는 연기를 위해 '어두운 곳’에도 갔지만 이 영화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고 더 많은 질문을 유도하는 도발적인 일이라면 우리는 무엇이든 할 수 있다.” C.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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