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켓 파워 정명훈, 내년 합창교향곡 벌써 매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27면

정명훈

서울시립교향악단(이하 서울시향)의 2012년도 베토벤의 교향곡 ‘합창’ 공연 티켓이 5일 매진됐다. 지난달 15일 티켓 판매를 시작한 지 20일 만이다. 내년을 마무리하는 이벤트로 서울시향의 ‘합창’을 선물할 생각이었다면 취소 티켓을 대상으로 한 재오픈을 기다려야 할 것 같다. 공연 관계자들 사이에선 정명훈 예술감독의 20억 연봉 논란으로 시작된, ‘유명세’ 덕분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합창’의 매진 속도는 점점 빨라지고 있다. 서울시향은 정 감독이 취임한 후 2006년을 시작으로 2007년을 빼곤 매년 연말 베토벤의 마지막 교향곡인 ‘합창’을 무대에 올렸다. 이달 30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공연될 서울시향의 ‘합창’은 올 2월 7일 티켓 오픈 3개월 만에 매진됐다. 2009, 2010년 공연은 티켓 오픈부터 매진까지 대략 7개월 걸렸다.

 서울시향은 2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에서 ‘합창’을 한 차례 더 공연한다. 29, 30일 양일간 무대에 올리는 것. 29일 티켓은 8일부터 서울시향 홈페이지 등에서 판매된다. 서울시향 측은 “공연을 목전에 두고 티켓이 판매되는 것은 이례적이다. ‘합창’의 인기가 그만큼 높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이런 추세 때문인지 내년 12월 예정된 서울시향의 ‘러시아 시리즈 4’ 공연 티켓도 매진이 임박했다. 정 감독은 러시아 시리즈 1~4 중 4번째 공연만 지휘한다.

 한편 서울시향도 정 감독의 20억 연봉 논란을 두고 역공에 나섰다. 서울시향 홍보마케팅팀 양창섭 차장은 6일 자신의 블로그에 A4 분량으로 17장짜리 글을 올렸다. 그는 “정명훈은 바스티유 오페라와 재계약을 맺으면서 점차 연봉이 올라 2000년에는 800만 프랑(당시 한화로 약 13억원)을 받기로 한 기사가 있다”며 “10년 전의 금액이 그렇다”고 주장했다. 이어 “서울시향은 2000년대 초반 끝없이 추락했지만 (현재는) 약 20만 명의 유·무료 관객이 공연을 관람하고 있다. 1년 수입은 50억원이 된다”고 밝혔다.

 그는 조목조목 반대 논리를 폈다. 양 차장은 연주료에 대해 “단원들이 회당 6만원의 연주료를 받고 정 감독이 700배인 4200만원을 받는 것은 맞지만 단원들은 기본급이 급여의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며 “단원들의 1년 평균 수입은 5000만원이 훌쩍 넘는다”고 덧붙였다.

강기헌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