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KBL] 신세계 '숨죽인' 승리

중앙일보

입력

전광판의 시계는 멎었다.

종료 버저가 울리는 순간 현대건설 정윤숙의 파울로 자유투 2개를 얻은 신세계의 중국인 가드 장줴(11득점)가 림을 마주했다.

첫번째 자유투는 불발. 신세계 이문규 감독은 코트를 외면했다.

그러나 다음 순간 장줴의 두번째 슛은 깨끗이 바스켓에 명중했고 환호작약하며 달려온 선수들이 이감독의 품안으로 뛰어들었다. 72 - 71.

연장 격전 끝에 얻어낸 한점차의 승리였기에 신세계의 기쁨은 두배가 됐다.

신세계는 25일 오후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여자 프로농구 여름리그 챔피언결정전(3전2선승제) 첫판을 승리로 장식하면서 대망의 우승까지 1승만을 남겼다.

명승부였다. 현대는 4쿼터 종료 6분전 11점차(47 - 58), 3분전 6점차(54 - 60)의 열세를 따라잡았고 신세계는 연장 종료 1분전 4점차(67 - 71)의 열세를 뒤집었다.

현대 전주원(11득점.5어시스트), 신세계 이언주(24득점)가 드라마의 한복판에 있었다.

전주원은 누구도 막지 못했던 신세계 정선민(14득점.13리바운드)을 4쿼터부터 전담 마? 연장까지 무득점으로 막아냈다.

전주원의 수비와 어시스트에 힘입은 쉬춘메이(20득점).김영옥(14득점)의 불 같은 슛이 현대의 침몰을 저지했다.

쉬춘메이와 김영옥은 47 - 58로 뒤진 4쿼터 4분쯤부터 연장 15초까지 15득점을 합작했다.

그러나 이언주는 마지막에 빛났다. 이언주는 67 - 71로 뒤진 종료 1분전 두차례나 허공에 몸을 던지며 점프슛을 퍼부어 경기 종료 25초전 동점을 만들었다.

결승골을 노린 현대의 공격이 실패했을 때 남은 시간은 5초. 승부사 장줴는 불문곡직하고 현대 바스켓을 향해 질주했다.

슛을 막아내려던 박명애(11득점)의 수비가 파울 판정을 받는 장면이 운명의 기로였다.

신세계 16 22 15 7 12 72
현대건설 15 11 14 20 11 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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