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디젤차와 정면 승부할 모델 내년 한국 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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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내년 상반기 뛰어난 연비와 출력을 자랑하는 인피니티 디젤 모델을 한국에 출시해 유럽 디젤차와 정면으로 승부하겠다.”

 인피니티 총괄 사장인 앤디 파머(48·닛산 수석부사장·사진)는 지난 1일 도쿄모터쇼에서 기자와 만나 “한국 소비자는 친환경 디젤과 하이브리드 같은 새로운 트렌드를 잘 받아들인다”며 “아시아에서 디젤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져 인피니티도 디젤 모델을 내놓기로 했다”고 말했다.

 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인 인피니티는 내년 한국 시장에 M세단과 SUV인 EX·FX에 3.0L V6 디젤 엔진을 단 모델을 출시한다. 르노-닛산은 지난해 4월 독일 다임러와 엔진을 공동으로 개발하고 사용하기로 제휴했다. 이를 통해 벤츠 C·E클래스에 들어가는 2.2L 디젤 엔진을 사용하고 1.6L급 소형 디젤엔진도 공동개발한다. 그는 “다임러와 기술 제휴를 통해 친환경 디젤·가솔린 엔진을 상호 공유하게 될 것”이라며 “2014년에는 프리미엄 브랜드 가운데 처음으로 전기차를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점점 디젤 판매가 증가하는 것에 대해 “한국의 디젤 시장은 SUV에서 승용차로 확대되는 추세”라며 “인피니티의 3.0L 디젤은 부드러우면서 강력한 성능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인피니티 브랜드의 정체성에 대해 “수년 내 독일 프리미엄 브랜드와 같은 위치에 올려놓겠다”고 자신했다. 이어 “BMW나 아우디는 기계적 완성도가 높은 기술력과 제품력을 자랑하고, 벤츠와 렉서스는 보다 편안함을 추구한다”고 평가한 뒤 “인피니티는 탁월한 주행성능과 따뜻하고 고객을 환대하는 분위기로 차별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디자인에 대해선 “아름답고 감각적인 게 컨셉트다. 아름다운 곡선의 디자인은 차갑고 재미없는 기계가 아닌, 고객에게 따뜻한 느낌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요즘 세계적인 신차 개발 추세는 엔진 다운사이징과 하이브리드다. 기존 3.5L 엔진 대신 2.0L에 터보를 달아 비슷한 힘을 낼 뿐 아니라 연비도 20% 이상 좋게 한다. 이에 대해 파머 사장은 “인피니티는 지난해 세계 하이브리드 모델 가운데 가장 성능이 뛰어난 M세단 하이브리드 모델을 내놨다. 엔진 다운사이징은 디젤(2.2L 또는 1.6L) 엔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내년 4월 파머는 일본에 있던 인피니티 본사를 홍콩으로 이전한다. 그는 “인피니티 판매를 2016년 연간 50만 대로 늘리는 게 목표다. 홍콩은 세계 1위 시장인 중국 접근에 유리할 뿐 아니라 영어를 사용해 글로벌 본사로서의 장점이 크다”고 설명했다.

 파머는 1983년 영국의 닛산유럽디자인센터 엔지니어로 입사했다. 워윅대에서 생산기술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은 데 이어 2004년 크랜필드대에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도쿄〓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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