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전문사가 만든 3D애니 〈신밧드 2000〉

중앙일보

입력

요즘 인기 게임들의 오프닝 동영상은 멋있다. 엄청난 돈을 들여 3D로 제작하는 게 유행이다.

게임 자체는 별 관심이 없으면서도 PC통신 자료실 등에 올라 있는 오프닝 동영상을 다운받아 감상하는 게 취미라는 사람도 있으니 이제 오프닝 동영상 자체가 하나의 '작품'이 됐다.

애니메이션 〈신밧드2000-안개의 장막 너머〉는 이를테면 장편 오프닝 동영상이다.

제작사가 기존의 메이저 영화사가 아니라 미국의 게임 제작 전문회사인 펜타포라니 그런 생각이 더 굳어진다.

널리 알려진 신밧드의 모험 이야기를 모션 캡처 방식의 3D 애니메이션으로 꾸몄다. 새 밀레니엄의 첫 신밧드 영화인 셈이다.

모션 캡처란 실제 사람의 움직임을 컴퓨터로 읽어낸 뒤 화면상의 캐릭터에 그대로 입히는 기술로,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실사 영화의 특수효과로도 널리 쓰이고 있다.

이 기법을 이용해 '환상적인 컴퓨터 그래픽과 실제로 연기하는 듯한 캐릭터들의 조화를 완벽하게 이뤄냈다'는 게 제작사측의 자랑인데, 실제로 등장 캐릭터들의 움직임이나 배경이 되는 컴퓨터 그래픽의 경우 감탄을 자아내는 부분이 많다.

다만 대규모 군중 장면이 없고, 따뜻한 화면 질감이 느껴지지 않아 3D 기법의 한계를 보여주기도 한다.

등장 인물이 열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로 적다. 2D 작화는 이용하지 않고 모션 캡처 방식에만 의존한 때문이다.

바닷가 왕국의 마음씨 좋고 예쁜 세레나 공주가 어느날 파도에 밀려 온 불쌍한 마법사를 구하는 것으로 영화는 시작한다. 게임광 초등학생이라면 만끽할 만하다. 29일 개봉.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