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메일 감시 시스템 '카니보어' 정체를 밝혀라

중앙일보

입력

e-메일을 탐색하는 법집행부의 비밀 컴퓨터는 윈도우 NT에서 작동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더 자세한 사항은 여전히 미스테리로 남아 있다.

현재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격렬한 논쟁의 중심이 되고 있는 FBI의 e-메일 탐지기 카니보어(Carnivore)는 원래는 상점 진열대에서 판매되던 것이다.

카니보어는 나중에 시민 자유주의자들과 ISP(인터넷 서비스 제공업체)들을 괴롭히는 e-메일 감시 시스템이 됐지만 처음에는 상용 e-메일 탐색 프로그램으로 변변찮게 출발한 것이었다고 FBI 관계자들은 지난 18일 발표했다.

FBI 엔지니어들은 18개월 전부터 카니보어를 작업하기 시작했고, 1년만에 2000년대를 위한 전화 도청장치를 만들기 위해 충분한 기능을 추가시켰다. 그 후 이 프로그램이 얼마나 많은 정보를 수집할 수 있는지를 놓고 의혹이 생겨나기 시작했다.

지난 2주간, FBI는 카니보어에 대해 침묵을 지켜왔다. 카니보어는 지난 3월부터 전세계의 몇 몇 ISP 업체를 통해 흘러 다니는 e-메일 메시지를 조사하기 위해 판사의 허가를 얻은 후 사용돼 왔다.

증폭되는 의혹들
조만간 카니보어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FBI는 기술국장인 마르커스 C. 토마스를 내세워 언론에 카니보어에 대해 브리핑할 예정이다. 몇 시간 후엔 토마스를 포함한 사람들이 국회의사당에 모여 동일한 사항에 대해 의회에 설명할 것이다.

하지만 이 시스템이 숨기고 있는 많은 비밀이 공개될 가능성은 거의 없는 것 같다. FBI는 이 시스템이 무엇을 탐지하는지 궁금해하는 일반인들의 의혹을 잠재우기 위한 노력으로 이 비밀 프로그램의 균형을 잡으려 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카니보어의 내부기능에 대한 일부 세부사항들이 월요일의 발표에 앞서 서서히 공개되기 시작했다.

FBI 대변인은 19일 카니보어 프로그램이 어떤 상업적인 탐색 프로그램으로부터 차용한 것이라는 사실은 인정했지만 그게 어떤 것인지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시중에는 12개 정도의 상업적인 탐색 프로그램이 나와 있다.

처음에는 FBI의 카니보어를 설치하는 일을 거절했던 ISP 업체의 대표 변호사인 로버트 콘 리비어는 “지난 3월 고객사에 처음 접근했던 연방집행관들은 애초에 이 프로그램을 AG 그룹의 이더피크(EtherPeek)라 했다고 증언했다. 이더피크는 상용화된 것 중에서 가장 높은 점수를 받는 e-메일 탐색 프로그램 중 하나”라고 말했다.

하지만 의회에서 콘 리비어가 한 증언에 따르면, 집행관들은 나중에 자신들이 오인했다면서 이 프로그램을 카니보어라고 말했다고 한다.

윈도우 컴퓨터?
엔지니어들이 18개월의 작업을 통해 추가했던 사항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의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FBI 대변인에 따르면, 카니보어에는 법적으로 도청되는 통신과 그렇지 않는 것을 구별하는 독자적인 기능을 부여하는 것으로 충분했다고 한다.

카니보어에 대해 잘 알고 있는 한 소식통은 카니보어가 윈도우 NT 시스템에서 작동된다고 전했지만 FBI는 이에 대해 확인해주지 않았다.

카니보어의 외관도 논쟁거리다. 카니보어는 그 동안 2피트짜리 검정색 컴퓨터이며 금속제 컴퓨터 캐비닛 크기를 가진 것으로 묘사돼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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