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유전자변형 실험장소 테러 잇따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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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식물의 유전자 변형 실험을 반대하는 과격한 환경보호론자들이 관련 실험장을 파괴하거나 실험실에 방화를 하는등 테러를 가하는 일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다. 21일 뉴욕 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지난주 뉴욕주 콜드 스프링 하버 연구소에서 인디언 옥수수 유전자 연구를 위한 실험장으로 사용하고 있는 밭의 옥수수들이 누군가에 의해 훼손됐다.

이 연구소에서는 지난 83년 인디언 옥수수의 유전자에 관한 연구로 노벨상을 받은 바버라 맥클린톡 박사가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곳이다. 연구소 관계자들은 옥수수 밭의 훼손은 유전자 변형 연구 때문에 자행된 것이며 최근 전국적으로 과격한 환경보호론자들이 실험용 농작물을 잇따라 파괴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오리건주의 실험용 밭이 망가졌으며 캘리포니아주의 딸기밭이 파헤쳐지는등 유전자 변형 연구에 대한 30건의 테러행위가 발생했다. 테러는 실험용 경작지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어서 지난해 12월31일에는 미시간주립대학 농업연구동 사무실이 방화에 의해 불이 나 수십만달러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나기도 했다.

당시 ''지구자유전선''이라는 급진환경단체는 방화가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었다. 과학자들은 최근 수년간 농부들이 살충제를 뿌리지 않고도 농작물이 벌레나 바이러스 등을 견뎌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유전자 변형 관련 연구를 하고 있다.

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은 유전자 변형이 가져올 수 있는 미지의 부작용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며 유전자 변형 실험을 강력히 반대해 왔다. 이들의 파괴적 공격행위 때문에 최근 많은 과학자들은 유전자 변형 실험을 지속하는데 대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

그러나 유전자 변형 반대론자들은 자신들의 행동을 ''파괴적 행위''라고 부르는 것에 대해서도 강한 거부감을 표시하고 있다. 유전자 변형 실험을 반대하는 단체 중 하나인 지네틱스 얼러트의 대변인 데니행크는 "유전자 변형을 하는 것 자체가 ''파괴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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