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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천안·아산서 열리는 주요 공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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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해를 마무리하는 12월. 연말을 맞아 다양한 문화 공연이 천안·아산을 찾아온다. 유리상자와 해바라기가 펼치는 사랑의 세레나데는 연인들의 감성을 울리기 충분하고 소설을 원작으로 한 ‘우동 한 그릇’은 가족에게 훈훈한 정을 선사할 예정이다. 연말 지역에서 열리는 공연을 소개한다.

가족과 감동의 ‘우동 한 그릇’ 어때요?

아산시와 문화재단의 주최로 열리는 연극 ‘우동 한 그릇’의 공연 장면. 일본 소설을 원작으로 한 이 공연은 작은 우동집에 찾아온 세 모자의 슬프고도 감동적인 가족 사랑 이야기를 맛깔나게 표현했다. [사진=아산문화재단 제공]

‘북해정’이라는 작은 우동집이 있다. 해마다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손님들로 붐빈다. 가게가 문을 닫을 무렵, 그곳에 남루한 차림의 세 모자가 들어와서 단 한 그릇의 우동으로 배를 채우고 간다. 그 다음 해에도 12월 마지막 날이 되면 세 모자는 북해정을 찾고, 다정하고 따뜻한 그들의 모습에 주인은 배려를 아끼지 않는다. 시간이 흘러 그 다음 해 12월 마지막 날, 주인은 우동을 먹으러 올 세 모자를 기쁜 마음으로 기다리지만 그들은 나타나지 않고, 이후 몇 년이 지나도 그들은 북해정에 다시 오지 않았다.

 안타까운 마음으로 이들 모자를 기다리는 주인은 그들의 자리를 언제나 비워뒀고, 이 사연은 단골들 사이에서 화제가 된다. 그저 추억으로 세 모자에 대한 기억이 남겨질 무렵, 그들이 다시 우동 집에 나타나는데….

 일본 스테디셀러 소설을 연극화한 ‘우동 한 그릇’이 아산 무대 위에 올려진다.

 국내에서는 『한 그릇의 메밀 국수』로 번역된 제목의 소설로 베스트셀러를 기록한 이 공연은 소설과 연극을 기묘하게 혼합했다. 원작 소설을 희곡으로 각색하지 않고 소설 원문 그대로를 무대에 보여준다. 이 공연은 2003년 막이 오른 이후 15만명 이상의 관객으로부터 열렬한 호응을 얻은 작품으로, 2010년 서울아트마켓 공식참가작으로 선정되는 등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작품이 뜨거운 호응을 얻고 있는 이유는 구리 료헤이 원작의 아름다움을 소설 원문 그대로 무대에 올리는 파격적인 실험과 배우들의 절묘한 앙상블에 있다. 일반인들에게 간식거리일 수 있는 우동이지만 작품 속에 등장하는 이들 모자에게는 12월 31일 한해를 보내는 가족들만의 특별한 외식이며, 따뜻한 우동에 남을 배려하는 마음을 담아 우동을 만들어준 ‘북해정’ 부부의 마음이 그대로 세 모자에게 전해진다. 관람 후에도 자꾸만 보고 싶어지는 연극으로도 유명한 이 작품의 매력은 관객들이 현실적으로 힘든 세태에 위안을 얻으며 ‘그래도 살만한 세상이다’라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한다.

유리상자·해바라기의 사랑 노래

완벽한 팀워크와 연주력, 그리고 화려한 입담까지 발휘하며 팬들을 사로잡아왔던 유리상자가 12월 2일 천안시민여성회관에서 커플들을 위한 달콤한 이벤트를 준비한다. 유리상자는 가요계에선 쉽게 찾아 보기 힘든 장수 듀오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기 보다는 늘 그들만의 색깔로 음악을 발표하고 매년 30회 이상의 공연을 펼치며 가수의 길을 걷고 있다.

 그 동안 국민가요 ‘신부에게’‘사랑해도 될까요’를 내세워 부부 커플과 관련된 테마를 심심치 않게 보여줬던 그들이 이번 공연에서는 좀더 심화된 프로그램으로 관객들에게 진한 추억을 선사한다. 잔잔한 멜로디와 아름다운 노랫말로 7080시절을 풍미했던 해바라기도 이번 공연에 빠질 수 없는 가수다. 해바라기는 가요계에서 30년간 빛을 잃지 않은 듀엣. 튀지 않지만 사라지지도 않았고, 요란하지 않으면서도 자기 목소리를 지켜 온 드문 가수다. 그 동안 발표한 80여 곡은 대부분 주옥 같은 ‘사랑’의 노래들이다.

 ‘그러나 솔잎 하나 떨어지면 눈물 따라 흐르고 우리 타는 가슴 가슴마다 햇살은 다시 떠오르네(사랑으로)’ ‘햇빛에 타는 향기는 그리 오래 가지 않기에 더 높게 빛나는 꿈들을 사랑했었지.(내 마음의 보석상자)‘한국 노랫말 대상’, ‘나라 사랑 노랫말 대상’ 등을 받았을 정도로 이들의 가사는 시에 가깝다.

 해바라기는 이번 공연에서 전 국민이 모두 잘 알고 있는 명곡 ‘사랑으로’‘내 마음의 보석상자’‘행복을 주는 사람’ 등을 선보이며 겨울 밤 아름다운 음색을 들려줄 예정이다.

 이번 콘서트는 크게 세 가지 테마로 이뤄진다. 12월 결혼을 앞둔 예비 신부들을 위한 ‘12월의 신부에게’에서는 아직 프로포즈를 하지 못한 예비신랑들에게 공개 프로포즈의 기회와 축가 미리 부르기 무대가 마련되고, ‘하늘에서 별을 따다’코너에서는 특별한 추억이 없는 연인과 부부들에게 기억에 남을 이벤트를 선사한다.

 이에 앞서 오프닝 공연에서는 1970년대 포크 문화의 중흥기를 이끌었던 포크 듀오 ‘4월과 5월’, 젊음과 열정을 대변하던 ‘소리새’가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데뷔 40주년을 맞는 4월과 5월은 ‘장미’를 비롯해 ‘화’ ‘등불’‘바다의 여인’‘님의 노래’‘딩동댕 지난 여름’ 등의 히트곡을 선보일 예정이며 소리새 역시 40년이 지나도 잊혀지지 않는 추억의 노래 ‘그대 그리고 나’를 열창한다.

조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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