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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희애 “재미도 세련되게 … JTBC는 방송의 미래니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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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JTBC ‘개국 축하 쇼쇼쇼’가 1일 오후 8시 중앙일보에서 열렸다. 김희애·류시원·강지영 아나운서·샤이니 민호(왼쪽부터)가 사회를 본 이날 방송에 소녀시대가 출연했다. 소녀시대는 예능프로 ‘소녀시대와 위험한 소년들’을 맡게 됐다. 소녀시대 왼쪽부터 제시카·유리·서현·수영·효연·티파니·써니·태연. 윤아는 참석하지 못했다. [김도훈 기자]

단아했다. 특유의 정갈한 모습도 여전했다. 정작 본인은 “겉으론 우아한 척하지만 물밑에선 발버둥 치는 백조인 거죠. 남자 아이 둘 키우려면 저도 때론 억척스러워져요”라고 말했다.

 배우 김희애(44)씨가 JTBC의 첫 장을 열었다. 1일 오후 8시 서울 순화동 중앙일보 사옥에서 열린 개국 특집쇼 ‘쇼쇼쇼’의 사회를 맡았다. 탤런트 류시원씨와 공동 MC로 나섰다. 품위 있고 안정적인 진행으로 연기자 김희애씨의 또 다른 모습을 보였다. “한국 방송사에서 새로운 전기가 마련되는 순간에 참여할 수 있어 감사할 뿐”이라고 했다.

 김씨는 내년 2월 방영 예정인 JTBC 수목드라마 ‘아내의 자격’(극본 정성주, 연출 안판석)에도 출연한다. “20년 전 ‘분노의 왕국’이라는 드라마에 출연했는데, 당시 조연출이 안판석 감독이었어요. 그때 감독님이 ‘담에 내가 연출하면 희애씨 꼭 같이해요’라고 말씀하셨죠. 그 약속이 20년 만에 JTBC에서 지켜지네요.”

 ‘아내의 자격’은 강남 사교육 열풍과 자녀교육 문제로 갈등하는 주부가 순수한 이웃집 남자와 사랑에 빠지는 내용이다. 대치동판 ‘러브 어페어’라 할 수 있다. “제 또래 이야기예요. 로맨스에 빠지지만 원래는 평범한 주부죠. 그간 너무 정색한 것에 비해 오히려 편안하게 연기할 것 같아요.”

 김씨의 연기 폭은 넓다. ‘내 남자의 여자’에선 팜므파탈로, ‘마이더스’에선 지적인 ‘차도녀’를 맡았다. 마흔 중반의 나이에 화장품 모델로, 톱여배우로, 또한 행복한 가정의 엄마와 아내를 넘나드는 그의 모습은, 중년 여성의 로망이다. “큰아이가 이제 사춘기예요. 저도 눈치보고 있어요. 누구나 겉만 슬쩍 보면 멋있어 보이잖아요. 저 역시 왜 골치 아픈 일이 없겠어요. 사람 사는 거, 비슷하답니다.”

 JTBC의 전신인 TBC에 대한 기억도 생생했다. “마지막 방송 때 가수·연기자 분들이 나와 눈물 흘렸잖아요. ‘왜 저렇게 울지’ 하면서도 ‘저렇게 좋았나. 그렇게 자부심이 있었나’ 싶었죠.”

 이런 얘기도 덧붙였다. “TBC는 굉장히 재미있었어요. 고급스럽고 세련됐고. 시대를 앞서간다는 느낌이랄까.” 그건 곧 JTBC에 대한 기대였다.

 “요즘 드라마 보면서 시청자들도 ‘이쯤에선 뭔가 비밀이 터져 나와야 하지 않겠어’라고 생각해요. 막장 드라마에 익숙해진 거죠. 그런 삐뚤어짐을 잡아 주셨으면 좋겠어요. 출생의 비밀이 없어도, 폭력이 없어도, 아름답고 흥미진진할 수 있다는 것을요. 한국방송이 나아가야 할 미래를 JTBC가 제시해 줄 거라 믿어요.”

글=최민우 기자
사진=김도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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