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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고교별 학력 향상도 발표] 대도시 대신 지역고교 진학률 높은 충남, 성적 향상 폭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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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교육과학기술부가 국가수준 학업성취도평가 결과를 활용해 전국 고교가 재학생의 성적을 중학교 때보다 얼마나 향상시켰는지를 최초로 분석했다. 그 결과 국어에서 충남 천안 목천고(공립 일반고), 수학에서 충남 보령 대천여고(공립 일반고), 영어에서 충남 당진 신평고(사립 일반고)가 1위를 기록했다. 16개 시·도별로 향상도 상위 100개 고교에 포함된 비율은 대전 28.4%, 광주 18.4%, 충남 14.8%, 경북 10.5% 순으로 높았다. 교과부 관계자는 “충남 지역 우수 중학생들이 대도시로 떠나지 않고 지역 내 고교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며 “지자체들도 지역 내 학교에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성적 향상도가 높게 나온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주호 교육과학기술부 장관은 1일 서울 구현고에서 과목별 향상도 상위 100개 고교의 명단을 발표했다. 전국 1448개 고교 중 180곳이 이름을 올렸다. 2008년부터 초6, 중3, 고2 학생들은 매년 이 평가에 참여하고 있다.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올해 고2년생이 중3 때 본 학업성취도평가 성적을 추적해 고교별 학력 향상도를 산출했다.

 ◆사립고, 공립고보다 더 향상=국·영·수 모든 과목에서 사립고의 성적 향상도가 공립고를 앞질렀다. 수학의 경우 사립고는 0.72%의 향상도를 보인 반면 공립고는 -0.51%로 집계됐다. 학교 유형별로는 자율형사립고(0.92%), 자율형공립고(0.42%), 일반고(0.02%) 순으로 향상도가 좋았다. 반면 입학생의 성적이 뛰어난 특목고(-1.03%)는 향상도가 마이너스로 나왔다. 교과부는 서울 강남·서초·송파 3구에 위치한 고교의 향상도(-1.31%) 역시 모든 과목에서 서울 전체 평균(-0.33%)에 미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그동안 명문고로 분류돼 온 학교는 모든 학생의 성적을 끌어올리기보다 상위권 학생을 명문대에 진학시키는 데 초점을 맞춰 왔다”며 “그런 전략을 쓰는 학교에서는 향상도가 높게 나오지 않는다”고 말했다.

 향상도 상위 100곳에 포함된 고교에서도 사립(65%)의 비율이 공립(35%)보다 높았다. 일반고가 대부분이었다. 자립형사립고는 부산 동래여고·해운대고, 광주 송원고, 울산 현대청운고 등 7곳이 포함됐다. 자립형공립고는 서울 구현고, 광주 상일여고, 인천 신현고가 이름을 올렸다.

 ◆기초학력미달 충북·대구가 낮아=교과부는 기초학력미달 비율이 지난해 3.7%에서 올해 2.6%로 줄었다고 밝혔다. 대도시와 읍·면 지역 간 보통학력 이상 비율 격차는 2008년 13.3%에서 올해 4.1%로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서울 강남북 간 학력 격차도 보통학력 이상 비율 기준으로 전년 대비 2.1%포인트 감소했다. 올해 평가 결과 시·도별 기초학력미달 비율에서 초6은 충북·경남·대구가, 중3은 인천·충북·대구가, 고2는 대전·광주·충북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향상도 발표와 관련해 한국교총은 논평을 내고 “학생의 성적 향상도는 가정 환경의 변화나 교우 관계 등 다양한 요인이 영향을 미치므로 학교의 책임으로만 단정해선 안 된다”며 “자율고의 향상도가 좋게 나타난 것도 국·영·수 위주 교육 때문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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