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PEC 증산보류 발표로 국제유가 반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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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설왕설래를 거듭해온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증산이 최소한 당분간은 실행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에 따라 국제유가가 크게 올랐다.

18일 뉴욕상품시장에서 8월 인도분 경질유는 전날에 비해 배럴당 1.13달러(3.6%)나 오른 31.94달러에 마감됐다. 런던 국제석유시장에서도 북해산 브렌트유 종가가 전날보다 배럴당 76센트(2.7%)가 오른 29.32달러를 기록했다.

이같은 국제유가의 급반등은 17일 바스켓 가격이 배럴당 27.46달러로 떨어졌다는 OPEC 사무국의 발표로 당분간 증산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기 때문이다.

OPEC는 전날 거래된 원유의 가중평균치를 의미하는 바스켓 가격이 시장개장일 기준으로 20일 이상 배럴당 28달러 이상을 유지하면 자동적으로 증산에 나선다는 `유가 밴드제'를 채택한 바 있다.

OPEC 회원국 순방을 마치고 베네수엘라로 귀국한 알리 로드리게스 OPEC 의장(베네수엘라 석유장관)은 이같은 원칙을 재확인하면서 "유가 밴드제 발동을 위한 카운트다운을 새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OPEC 내 증산반대 여론을 주도하고 있는 이란의 비잔 남다르 장가네 석유장관도"하루라도 바스켓 가격이 28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증산은 없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란을 포함한 OPEC 일부 회원국들은 `유가 밴드제' 발동을 위한 바스켓 가격의 기산 시점을 하루 70만8천배럴에 이르는 OPEC 증산물량이 시장에 투입되는 이달 1일로 잡았으며 그이후 시장개장일 기준으로 10일째인 지난 14일까지는 바스켓 가격이 줄곧 28달러를 넘었었다.

앞서 사우디아라비아는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하루 50만배럴의 증산을 촉구하면서 다른 OPEC 회원국들의 동참이 없을 경우 단독으로라도 증산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일부 OPEC 소식통들과 석유 거래상들은 사우디가 이미 증산에 착수한 것으로 보고 있으나 로드리게스 의장은 사우디가 일방적으로 증산에 나서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히는 등 앞으로의 석유시장에서 가장 중대한 변수가 될 사우디의 행보에 대한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카이로=연합뉴스) 이기창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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