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콧 와이트먼 신임 주한 영국대사 “서울 온 뒤 홈스테이 … 수제비 즐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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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콧 와이트먼(Scott Wightman·50·사진) 신임 주한 영국대사는 지난 7일 한국에 도착한 뒤 그동안 서울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역 부근 한국인 가정에서 홈스테이를 해왔다. 24일 서울 정동 대사관저에서 만난 와이트먼 대사는 “한국인들이 무슨 생각을 하고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 직접 겪어보고 싶어서 호텔 대신 홈스테이 체험을 선택했다”고 말했다.

 마틴 유튼 대사의 뒤를 이어 부임한 와이트먼 대사는 25일 청와대를 방문해 이명박 대통령에게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신임장을 제정하는 것으로 공식 업무를 시작한다.

 지난해부터 영국에서 한국어를 배우며 준비해 온 그는 서툴지만 또박또박한 한국말로 부임 소감을 밝혔다. “안녕하세요. 저는 스콧 와이트먼입니다. 한국에 와서 매우 기쁩니다.” 와이트먼 대사는 3주 가까이 거의 매일 버스를 타고 다녔으니 서울 시민이나 다름없다고 소개했다. 홈스테이 식구들과의 생활도 생생히 전했다. 아침 저녁으로 함께 밥을 먹고 TV를 봤다는 그는 한국 가정에서 먹는 음식의 매력에 푹 빠졌다고 말했다. 우리말로 “너무 매워요”를 연발하면서도 수제비와 삼겹살을 가장 좋아하는 음식으로 꼽았다. “요 며칠 소녀시대 다큐멘터리를 재미있게 봤다”며 한류 열풍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고 했다.

 영국 에든버러에서 태어나 프랑스어와 유럽제도학을 전공한 와이트먼 대사는 이탈리아어와 중국어에도 능통하다. 외무부 첫 부임지로 중국에 다녀온 이후 아·태지역국장까지 역임한 아시아통이기도 하다.

 최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아시아 중시 정책을 펴는 것과 관련, “영국에서도 아시아는 중요한 부분”이라고 말했다. 특히 지난 20년간 중국과 한국 경제의 발전을 주의 깊게 보고 있다는 그는 “경제나 안보 모두 아·태지역이 함께 협력해나갈 수 있는 부분이 많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에 대해서는 낙관적인 입장을 갖고 있다고 했다. 주한 영국대사관이 올해 새로 시작한 북한이탈학생 장학 프로그램 은 “매우 창조적이고 의미 있는 것”이라며 점진적 확대 계획을 밝혔다.

 글로벌경제담당국장 출신답게 경제 문제에도 많은 관심을 보였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은 양국 모두에게 이익이 될 것”이라면서도 지난 7월 발효한 한·유럽연합(EU) FTA가 한국과 영국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음을 강조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디자인과 엔지니어링, 바이오테크놀로지에 강세를 보이는 영국과 더 많은 교류가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자신의 트위터 주소(@UKAmb_Wightman)를 소개하며 한국인들과 직접 소통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민경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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