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과당경쟁으로 중소업체 큰 피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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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최저가낙찰제에 대한 건설업계의 반대 목소리가 더욱 거세지고 있다. 업계는 문 닫는 건설사가 계속 늘어나는 마당에 최저가낙찰제를 300억원 미만 공공사업에까지 확대 적용하면 과당경쟁, 덤핑입찰 등으로 수익성이 더 악화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특히 지방 중소건설업체의 타격이 클 것으로 예상했다. 현재 전체 4조원 수준인 100억~300억원 규모 공공 발주 공사의 75%를 지방건설업체가 가져간다.

 건설협회 최상근 계약제도실장은 “지난해 최저가낙찰제를 적용한 공사 가운데 12%는 적자를 봤다”며 “건설경기 침체가 지속되는 가운데 또다시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것은 건설기업들의 희생과 고통을 강요하는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2006년 최저가낙찰제가 500억원 이상에서 300억원 이상 공공 공사로 확대된 이후 내국인 일자리가 ▶2007년 9만5040개 ▶2008년 3만5451개 ▶2009년 3만6302개가 없어진 것으로 추정됐다. 건설업체들이 공사비를 줄이려고 내국인 대신 임금이 저렴한 외국인 근로자를 주로 채용하게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최저가낙찰제 확대는 고용감소뿐 아니라 하도급·자재·장비 업체 등 지역 연관산업의 연쇄적인 수익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게 건설업계의 주장이다.

 국토해양부도 권도엽 장관까지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유보해야 한다”고 밝히며 건설업계 지원사격에 나서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덤핑 수주 만연으로 전반적인 공사의 품질 저하 및 부실시공 증가가 우려되는 부분”이라며 “기획재정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손해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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