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번호광역화 민원 안내전화 불편

중앙일보

입력

강릉시 교1동에 사는 金모 (35.사업)
씨는 지난 8일 핸드폰으로 강릉시청 민원안내실에 전화를 걸었다가 황급히 끊어버렸다.

강릉시청이 아니라 강원도청에서 받았기 때문이다. 혹시 전화번호를 잘못 눌렀는가 싶어 재차 걸어봤지만 마찬가지였다.

교환원에게 자초지종을 물어보니 지난 1일부터 핸드폰이나 타 시.도에서 각 시.군 민원안내 대표전화로 걸려온 모든 전화가 강원도청으로 수신된다는 것이다.

지난 1일부터 시외전화 지역번호가 광역화되면서 각 시.군 민원안내 대표전화를 이용하는 민원인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다.

민원안내 대표전화는 행정자치부에서 민원인들의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 같은 지역의 경우 국번없이 120번을 누르면 해당 시.군 교환으로 연결할 수있도록 한 것.

타 시.군지역이나 핸드폰으로 전화를 걸때에는 해당 지역의 지역번호와 120번만 누르면 통화를 할 수있었다.

그러나 시.도단위로 지역번호가 통합되면서 핸드폰이나 시외전화로 걸면 전국 어디서든 원하는 시.군청이 아니라 광역자치단체 민원실로 연결되고 있다.

이 때문에 통화폭주로 장시간 기다려야하는 것은 물론, 교환원이 해당 시.군으로 연결해주는 주간과 달리 야간에는 일반전화 번호를 알려주는데 그쳐 시간.통화요금 낭비가 이만저만 아니다.

강릉시청 관계자는 "민원안내 대표전화를 이용했던 민원인들로부터 하루에 수십여통의 항의 전화가 걸려온다" 고 말했다.

강원도청도 이달말까지 ARS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지만 회선이 90회선밖에 안돼 '통화중' 현상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한국통신측은 "지난 1일부터 119나 112의 경우 핸드폰으로 걸 경우 가장 가까운 지역의 소방서나 경찰서에서 수신하도록 조치했으나, 지역간을 넘나드는 지자체의 민원안내 대표전화의 경우 뚜렷한 대안이 없다" 고 말했다.

강릉 = 홍창업 기자 <hongu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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