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시네마 금주의 추천 영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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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찌는 듯한 무더위에 밤잠도 설치는 요즘, 극장가마저도 이번주엔 별로 시원스런 소식이 없다.

이번주엔 단 두편의 영화가 개봉을 기다리고 있다. 그러나 별반 새로울 것 없는 작품 두 편〈크로우 완결편-구원의 손길〉과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한〈태양유이〉가 바로 그것이다. 두편 모두 추천의 대상이 될 만한 작품들은 아니다.

〈태양유이〉는 홍콩 뉴웨이브의 대표 주자였던 엄호 감독의 96년도 베를린 영화제 감독상 수상작.1920년대 혼란기의 중국을 배경으로 가난과 생존의 문제를 세 인물의 애증관계로 풀어내고 있는 영화는 지극히 통속적이고 신파적이다. 솔직히 그가 어떻게 이 영화로 감독상을 수상했는지는 의문이다. 홍콩영화임에도 불구,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장이모의〈홍등〉,〈국두〉등의 중국 본토 영화를 떠올리게 되는데 베를린 영화제에서 그동안 장이모를 지지해 온 전례로 미루어 볼 때 그의 수상이 이해가 가기도 한다. 그러나 지나친 오리엔탈리즘은 더이상 미덕이 아닌 진부함으로밖에 여겨지지 않는다.

〈크로우 완결편-구원의 손길〉은 브랜든 리의 유작으로 널리 알려진 94년 작품〈크로우〉,뱅상 페레가 주연을 맡았던 2편에 이어 비로소 완결편에 이르렀지만 내러티브나 캐릭터의 설정,갈등과 상황이 전편들과 전혀 다를바가 없다. 단지 출연자의 얼굴이 교체되었을 뿐이라면 지나친 비약일까?

현재 상영중인 영화들을 살펴보면 지난주 개봉한 한국형 블록버스터〈비천무〉가 언론의 혹평에도 불구, 개봉 첫 주에 서울에서 16만 관객을 동원하는 성과(?)를 거뒀고,〈미션 임파서블2〉〈 식스티 세컨즈〉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은 학생들의 방학을 맞아 그 흥행행진을 계속 이어가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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