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유전자 복제양에 주입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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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의 복제양 돌리를 탄생시킨 제약회사가 덴마크인 여성의 DNA를 유전자 변형 양 수백마리에게 주입시켜 새로운 치료약을 개발하고 있는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러한 사실은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스코틀랜드에 본사를 둔 PPL 세러퓨틱스사가 인간의 DNA를 주입시킨 복제양을 현지에서 사육하고 있는 사실을 확인,DNA의 출처를 공개할 것을 요청하면서 밝혀졌다고 뉴질랜드 헤럴드가 3일 보도했다.

PPL측은 낭포성 섬유증과 같은 질병 치료약 개발을 위해 복제양 250마리에게 DNA를 주입, 뉴질랜드 망가키노의 한 농장에서 이들 양을 사육해왔으며 약품 원료가 되는 우유생산이 임박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PPL은 초지확보가 용이하고 양이나 염소의 뇌를 공격하는 치명적인 질환인 스크래피의 위험이 거의 없는 점을 고려해 복제양 사육장소로 뉴질랜드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복제양 사육을 위임받은 목장주 마이크 아트켄헤드는 조만간 젖을 짜 전량을 영국으로 보낼 예정이라고 말했다.

회사측은 DNA의 출처와 관련, 지난 80년대에 한 22세의 덴마크 여성이 헌혈한 혈액에서 추출한 것으로 추정되며 그 여성에게 DNA 주입사실을 밝히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PPL의 앨런 콜먼 연구소장은 "유전자 샘플은 규제지침이 거의 없던 지난 80년대에 추출됐으며 우리는 한 연구소를 통해 이 DNA를 확보했다"면서 "양에게 주입시킨 것이 부당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뉴질랜드의 유전자감시단체의 수 메이어 사무국장은 "대부분 혈액 기증자들은 자신의 DNA가 동물이나 박테리아에 주입돼 일부 회사의 이익을 증진시키는데 사용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며 헌혈이 상업적으로 악용된데 대해 비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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