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사회? 개인이 우선이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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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가 너를 위해 무엇을 해주는지 생각하라. 그리고 마음에 안들면 더 좋은 나라로 떠나라. "

문화평론가 김지룡씨가 신작 〈개인독립만세〉(살림.7천5백원)에서 자신의 딸에게 던진 충고다.

金씨는 〈나는 일본문화가 재미있다〉〈재미있게 사는 사람이 성공한다〉에 이어 지난해 자신의 성(性)편력을 적나라하게 담은 〈나는 솔직하게 살고 싶다〉를 펴내 화제와 논란을 몰고온 인물이다.

그가 새 책 〈개인독립만세〉에서 풀어놓은 생각도 그다지 평범하지는 않다.

"교과서도 쓸모가 있다. 거꾸로 읽을 때만" "안정적인 직장은 선택하지 않는다" "최선을 다하지 말자" "권위없는 아버지가 사랑받는다" "경쟁에 이기려면 경쟁하지 말라" "아무도 다른 사람을 개조할 권리는 없다" 며 '개인독립만세' 를 부르짖고 있다. 21세기 네트워크 세상에는 개인의 행복과 이를 위한 선택권이 지상 최대의 가치라는 것이다.

저자는 '대한독립만세' 를 외쳐야 했던 전근대의 가치관이 아직까지 지배하는 우리 사회의 대안은 '진정한 개인주의' 라고 주장한다. 이런 金씨의 주장은 다소 황당해 보이지만 논리적이며 다양한 지식과 체험을 바탕으로 깔고 있어 매우 설득적이다.

저자는 에필로그에서 "힘(力)과 그로부터 비롯된 지배.명령.강제.어리광.종속을 없애야 세상은 훨씬 살기 좋은 곳으로 바뀔 것" 이라고 말한다.

이 책은 그런 미래를 설계하는 '세상 디자이너' 가 되고픈 金씨의 설계도인 셈이다. 변화하는 세상의 속도를 따라잡느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대인들이 각자 머릿속에 그리고 있는 미래의 설계도와 비교하면 읽는 재미가 더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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