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 현대·대우 협력업체 실태조사 지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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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자동차를 인수한 프랑스 르노사가 현대·대우자동차 등 국내 경쟁 자동차메이커의 부품협력업체에 대한 실태조사를 삼성자동차에 지시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차 부품협력업체들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30일 삼성자동차 부품협력업체들에 따르면 르노는 지난 5월말부터 삼성자동차를 통해 M기계, D기전, D사 등 현대.대우자동차 핵심부품 납품업체들의 납품단가.생산능력.품질수준 등에 대한 실태조사를 벌이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자동차 부품협력업체들은 이러한 실태조사가 르노가 부품공급원을 다원화하기 위한 사전수순이 아닌가 보고 긴장하고 있다.

특히 최근 한국을 방문했던 르노의 슈웨체르 회장이 산자부장관 등을 만나 한국자동차업계의 폐쇄적인 부품공급방식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시한 바 있어 협력업체들의 불안을 가중시키고 있다.

협력업체들은 국내 자동차부품 공급체계는 특정 부품업체가 특정 자동차회사에만 공급하는 수직계열화 구조여서 르노가 갑자기 공급원을 다원화 할 경우 협력업체들이 무더기로 도산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자동차의 경우 기존 업계의 반발로 대부분의 전용협력업체들이 신규로 자동차부품업에 진출하면서 삼성측으로부터 자금지원과 함께 사실상 독점적인 부품공급계약을 맺고 진입했기 때문에 부품공급구조가 갑자기 수평화될 경우 더욱 큰 충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협력업체 관계자는 "르노의 실태조사배경이 우선은 외국에서 수입해오는 부품공급을 국내로 돌리기 위한 것으로 보이지만 부품공급체계 개선에 대한 르노측의 강한 의지 등에 비춰 볼 때 머지않아 경쟁체제가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에대해 삼성자동차 관계자는 "한국의 자동차 부품 경쟁력이 어느정도 되는지를 알기 위한 조사일 것"이라고 말하고 "SM5야 종전대로 가겠지만 차기차종 개발때부터는 복수납품으로 가지 않겠느냐"고 내다봤다. (부산=연합뉴스) 류일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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