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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 이대호 덩치값, 60억 +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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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프로야구 자유계약(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9일 2012년 프로야구 FA 신청 선수 명단을 공시했다. FA 자격을 갖춘 스물여덟 명 중 열일곱 명이 권리를 행사했다. 1998년 FA제도가 생긴 이후 역대 최다 인원이 FA 시장에 나왔다. 최대어는 롯데 내야수 이대호(29)다. 하지만 베테랑 포수 진갑용(37·삼성)·조인성(36·LG)·신경현(36·한화)을 비롯, 각 구단 불펜 기둥투수 정대현(33·SK)·송신영(34·LG)·정재훈(31·두산) 등 전력 보강에 도움되는 선수가 많다. FA 신청 선수들은 10일부터 19일까지 소속 구단과 우선협상한다. 계약하지 못하면 20일부터 다음 달 9일까지 타 구단과 협상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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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역대 최고 보장받은 이대호=이대호는 한국프로야구 최고 타자다. 지난해 타격 7관왕을 달성했고, 올해도 타율·최다안타·출루율 1위, 홈런·타점·장타율 2위에 오르는 등 힘과 정교함을 모두 갖췄다고 평가받는다. 일본에서도 관심이 크다. 일본야구기구(NPB)가 9일 KBO에 이대호에 대한 일본 이적 가능 여부를 묻는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최근 일본 신문 스포츠닛폰은 오릭스가 이대호 영입을 위해 2년 총액 5억 엔(약 72억원)을 준비했다고 보도했다. 한신과 라쿠텐 등도 영입을 고려하고 있다.

 이대호는 국내 잔류와 일본 진출을 놓고 저울질하고 있다. 현재 개인훈련 중인 이대호는 “국내 잔류한다면 롯데가 1순위”라고 했다. 그러나 “구단에서 내 가치를 인정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롯데가 기준에 미달하는 조건을 제시하면 시장에 나서겠다는 의미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도 염두에 두고 이승엽의 에이전트였던 미토 시게유키 변호사를 에이전트로 선임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역대 최고 대우로 이대호를 붙잡겠다는 입장이다. 역대 최대 FA계약은 2005년 심정수(전 삼성)의 4년 총액 60억원이다. 배재후 롯데 단장은 “심정수의 계약에 플러스 알파를 제시할 것”이라며 “이대호를 (일본에) 빼앗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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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불펜 빅3’=FA 시장에 총 일곱 명의 불펜 투수가 나왔다. 언더핸드 정대현, 오른손투수 송신영·정재훈이 ‘불펜 빅3’다. 왼손투수 이승호(35·등번호 37), 이승호(31·등번호 20·이상 SK), 이상열(34·LG), 사이드암 임경완(36·롯데) 등도 각 구단 핵심 불펜들이다. 양과 질 모두 역대 최고 수준이다.

 이들은 역대 FA 시장에서 불펜들이 가장 좋은 대우를 받은 2003년의 상황이 재현되길 기대한다. 당시 진필중(39)이 역대 FA 불펜 최대액인 4년 총액 30억원에 LG와 사인했다. 조웅천(40·전 SK)도 SK와 3년 최대 17억5000만원에 계약했다. 2005년 임창용(35·야쿠르트·2년 18억원)·위재영(39·전 SK·3년 8억원)·류택현(40·전 LG·3년 6억4000만원) 이후 불펜투수들은 팀을 옮기지도, 많은 금액을 받지도 못했다.

 하지만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 그동안 보상선수 부담 때문에 영입을 꺼리던 구단들이 불펜투수에 관심을 보인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고, FA로는 몸값(평균 1억6957만원)도 비교적 적은 편이다. 특히 올 한국시리즈에서 불펜의 활약이 부각돼 시장가치가 높아졌다.

 ◆안방마님들의 마지막 베팅=진갑용·조인성·신경현은 소속 구단에서 12년 이상 안방을 책임진 베테랑 주전 포수들이다. 30대 후반으로 마지막 FA가 될 가능성이 크다. 포지션 특성상 오랜 기간 궂은일을 했다는 점, 이들을 대체할 전력이 약하다는 점, 높은 몸값(평균 3억3000만원) 등 타 구단 이적보다 소속 구단과의 재계약에 무게가 쏠린다.

 역대 최다 FA 신청은 올 시즌 처음 시행되는 2차 드래프트 영향도 있다. 프로야구 9개 구단은 오는 22일 보호선수(40명)를 제외한 선수들을 대상으로 드래프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규약상 FA 신청선수는 보호선수에서 제외돼 각 구단은 FA신청선수 수만큼 보호선수를 늘릴 수 있다.

허진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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