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남자고객 증가

중앙일보

입력

부산 태화백화점은 5월까지만 해도 매주 토요일 '주부노래자랑' 을 열어 왔다.

그러나 이달 초 이름을 '태화노래자랑' 으로 바꿨다. "백화점에 여자만 오느냐" 는 남자고객들의 항의가 잇따르자 어쩔 수 없이 남자들도 참가할 수 있도록 했다.

태화백화점 노승제 (盧承濟.42)
기획팀장은 "전체고객 중 남자가 평일에는 20%, 주말에는 40%에 이른다" 고 말했다.

백화점에 쇼핑하려는 남자들로 북적댄다. 부인과 함께 또는 아예 나 홀로 백화점을 찾고 있다.
쇼핑이 여성의 몫이라는 말은 옛말이 됐다.

롯데백화점 부산점이 지난달 요일별로 고객성별을 조사한 결과 일요일 고객 중 남자가 30%, 남자들의 매출 비중이 43%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현대백화점이 전국 모든 지점 카드회원 구매실적을 분석한 결과 1997년 41%에 머물렀던 남자고객 구입실적이 올해 45%까지 증가했다.

현대백화점관계자는 "남성들의 소비패턴은 여성들보다 경기에 더 민감하다" 며 "IMF이후 백화점을 찾는 남성들이 늘어나고 있다" 고 말했다.

청소년층에서는 여성 위주의 쇼핑문화가 없어진 지 오래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청소년의류 매장의 경우 남자고객이 50%에 육박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점 송영준 (宋永俊.43)
잡화팀장은 "남성화장품매출이 지난해보다 업소별로 25~35% 늘었다" 며 "신세대 남성들은 당당하게 화장품.액세서리 등을 구입한다" 고 말했다.

이에 따라 백화점들은 앞다퉈 남성고객을 붙잡기 위해 '남성 마케팅' 을 강화하는가 하면 남자고객 휴식공간도 서둘러 마련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부산점은 1층 화장품 코너에서 남성 메이커 업 전문가를 불러와 하루 3차례 '메이크 업 스쿨' 을 열고 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6층 남성복매장에 남성전용휴게실을 설치했다. 지난 16일 문 연 롯데백화점 강남점은 인근 남성직장인을 상대로 판촉행사를 계획 중이다.

정용백.김영훈 기자 <chungy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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