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홈런-도루 감소 추세

중앙일보

입력

한풀 꺾인 홈런 증가세와 뛰는 야구의 실종.

반환점을 지난 올 시즌 프로야구에서 가장 눈에 띄는 특징은 홈런갯수의 제자리 걸음과 도루의 감소로 꼽을 수 있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7일 발표한 `99-2000 시즌 상반기 275경기의 기록비교에 따르면 올 시즌 이 기간의 홈런 갯수는 621개.

시즌 초인 5월만하더라도 월간최다인 235개의 홈런이 작렬하며 기록적인 증가세를 보였지만 25일 현재 경기당 평균 홈런은 2.3개로 지난 시즌의 2.4개(275경기에서 656개)보다 오히려 줄어 들었다.

팀별로 보면 지난 시즌 같은 기간보다 많은 홈런을 기록한 구단은 현대(지난시즌 68개, 올 시즌 127개)와 두산(지난시즌 78개, 올시즌 81개), 한화(지난시즌 94개, 올시즌 105개), SK(지난시즌 40개, 올시즌 44개) 등 4개 구단.

그러나 현대와 한화를 제외하고는 의미있다고 보기 힘들정도의 미미한 증가세고 나머지 4개구단의 팀홈런 수는 급격하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경향의 원인은 지난 시즌보다 향상된 각팀 마운드에서 찾아볼 수 있다.

24일 현재 8개 구단의 평균 방어율은 지난 시즌(4.94)보다 0.21 낮은 4.73. 파머(두산)와 해리거(LG) 등 용병 투수들과 장문석(LG)과 이대진(해태) 등 부상에서 복귀한 선수들의 활약이 각 팀 마운드의 위력을 높이고 홈런 증가세를 주춤하게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홈런 갯수가 지난 시즌보다 늘어나지 않은 가운데 도루는 오히려 크게 줄어들었다.

8개 구단 중 단 한개의 팀도 지난 시즌보다 많은 도루를 기록하지 못한 올 시즌 기록된 도루는 358개로 지난 시즌(533개)보다 약 33% 감소됐다.

도루의 감소는 투수력 증강으로 인한 타율의 하락(지난시즌 0.275, 올시즌 0.270)과 함께 득점감소(지난시즌 2천989점, 올시즌 2천287점)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이 같은 공격력의 전반적인 침체는 각팀의 홈경기 승률 부진(지난시즌 0.513, 올시즌 0.470)과 맞물려 지난 시즌보다 19%나 떨어진 관중감소현상을 불렀다는 지적이다. (서울=연합뉴스) 고일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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