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개업체, 대우차 인수가격 얼마나 써냈을까

중앙일보

입력

대우차 입찰 평가위원회가 3개의 인수제안서를 놓고 저울질에 들어간 가운데 참여업체들이 써낸 인수가격을 둘러싸고 추측이 무성하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3∼6월 대우차 실사과정을 통해 입찰 참가업체들이 산출해 낸 대우차의 가격은 4조∼4조5천억원 가량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 관측대로 하면 입찰이 본격화되기 전인 작년 12월 일부 참가업체가 6조∼7조원을 부른 점을 감안할 때 실사과정을 통해 1조5천억원 이상이 깎인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참가업체들의 컨설팅업체들이 제각각 실사를 했지만 제공된 자료가 같은데다 산출기법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에 가격은 엇비슷하게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다만 얼마나 더 써냈느냐의 문제"라고 분석했다. 컨소시엄을 구성한 업체 관계자도 "양측의 컨설팅 업체가 뽑은 가격을 보니 거의 같았다"고 말했다.

26일에 제일 먼저 제안서를 낸 포드는 "질적,양적으로 경쟁력 있는 제안서를 냈다"고 밝혀 가격에 자신감을 표시했고 마감시한에 임박해 인수제안서를 낸 다임러 크라이슬러-현대자동차 컨소시엄 관계자도 "우리가 제일 높은 가격을 써냈을 것"이
라고 장담했다.

이에따라 참가업체들이 써 낸 가격은 산출가에 1조∼2조원 규모의 `+α'를 더했을 것이라는 추정이 자연스럽게 나오고 있다. `+α'는 대우차를 꼭 인수하겠다는 참가업체의 `의지'의 표현으로 볼 수 있다. 이 경우 최고 7조원 안팎의 금액도 나올 수 있지만 5조∼6조원대에 몰려 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이번 제안서는 최종 인수자 선정과정에서 구속력이 없지만 우선협상대상자로 줄다리기에 들어가더라도 1차 가격을 터무니 없이 깎기는 힘들다는 게 정설. 이때문에 `+α'는 최종 인수가격 설정에 큰 부담이 없는 1조∼2
조원이라는 추측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나 실사과정에서 한때 `대우차의 가치는 3조원 안팎'이라는 루머가 업계에서 돈데다 삼성자동차의 매각대금이 예상금액의 절반인 6천200억원에 불과했던 점을 감안해 4조원 미만을 제시한 업체도 있을 것이라는 관측도 없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대충 5조∼6조원대에 몰려 있고 많아야 7조원을 조금 웃도는 수준일 것"이라면서 "하지만 이번 가격은 우선협상 대상자 선정을 위한 것이어서 영원히 공개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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