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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다, 오바마에 화끈한 ‘선물 보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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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사진) 일본 총리 정부가 이달 중순으로 예정된 미·일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에 적극적으로 밀착하고 있다. 취임 전부터 “미·일 동맹이 외교의 축”이라고 공언했던 노다 총리가 본인의 다짐을 실제 정책으로 이행하고 있는 양상이다. 오키나와(沖繩)의 주일미군 후텐마(普天間) 기지 이전 문제로 미국과 사사건건 충돌하며 자주노선을 걸었던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전 총리, 동맹 회복을 외쳤지만 되는 일이 없었던 간 나오토(菅直人) 전 총리 때와는 딴판이다.

 노다 내각은 1일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을 위해 아프리카 남수단에 육상 자위대 시설부대를 파견한다는 방침을 확정했다. 규모는 500명 안팎으로 예상된다. 노다 총리가 9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을 만나 파병 의사를 비춘 지 한 달 만에 이뤄진 초스피드 결정이라고 일 언론들은 평가하고 있다. 아사히(朝日)신문은 2일 “남수단의 치안이 여전히 불안한 만큼 이번 결정은 노다 정권에 아킬레스건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아프리카 정책에 협조하겠다는 데 의미가 있다”는 전문가의 견해를 함께 소개했다. 일본은 광우병 우려로 강화했던 미국산 쇠고기 수입 조건도 완화할 예정이다. 2005년 ‘20개월 이하’로 정했던 수입 규제 월령 제한을 내년 초부터는 ‘30개월 이하’로 바꾸기로 했다. 여당 내에서도 신중론이 대두되고 ‘미국 봐주기’란 비판이 여기저기서 쏟아져도 일 정부는 “세계적 흐름”이라며 강행할 태세다.

 양국 관계의 큰 골칫거리였던 후텐마 기지 이전 문제 역시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달 25일 미·일 국방장관회담에서 일본 측은 “기지 이전에 필요한 환경영향평가 보고서를 올해 안에 오키나와현 정부에 제출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다 총리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TTP(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교섭에 참가하겠다는 입장을 곧 밝힐 예정이다. 노다 정부는 12~13일 하와이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이전에 이 문제를 매듭지으려 하고 있다.

도쿄=서승욱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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