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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상품 길라잡이] 작은 리스크는 필요악 … 해외 고수익 채권 주목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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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오인석
KB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

변동성이 커진 시장에서 마땅한 투자처를 찾기가 힘들어지고 있다. 약간의 위험을 선호하는 투자자라면 중장기 포트폴리오에 해외 고수익 채권을 일부 편입하는 것도 좋을 듯하다. 해외 고수익 채권 펀드는 일부 투자적격 등급을 제외하고는 대부분 투기등급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다. 투기등급 채권이라고 해도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평가한 등급에 따른 것인 만큼 한국의 신용평가사 기준으로는 투자적격에 해당하는 경우도 많다. 편입하는 채권도 수백 개로 분산돼 있다.

 블랙록 자산운용의 ‘미국 달러 하이일드 채권 펀드’는 400여 개 채권에 투자한다. 이러한 분산 투자로 지난달 말 기준으로 부도율은 1%대 초반에 머물고 있다. 부도로 인한 펀드 수익률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은 것이다. 반면 투자 매력은 커졌다. 8월 이후 세계 금융시장이 휘청대면서 고수익 채권의 금리가 급등했다. 이 펀드가 투자한 채권의 평균 만기수익률은 최근 8% 내외로 높아졌다. 8월 이후 시장이 조정을 받으며 글로벌 고수익 채권의 공급은 급격히 줄었지만 자금 유입이 늘어나는 것도 좋은 조짐이다. 이달 들어 채권 가격이 오르며 펀드 수익률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해외 고수익 채권형 펀드의 꾸준한 성과도 투자자에게는 매력적이다. 블랙록 자산운용의 하이일드 채권펀드의 1999~2010년 연도별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2000년과 2008년에만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을 빼고는 12년간 연평균 8.3%의 성과를 냈다. 얼라이언스번스틴 ‘글로벌 고수익 채권펀드’도 2006~2010년 사이 연평균 8%대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우선 주식시장의 움직임과 상관관계가 높다는 점을 기억해야 한다. 주가가 급락하면 가산 금리가 높아지면서 펀드 수익률도 단기간 나빠질 수 있다.

 해외 고수익 채권 펀드의 변동성이 한국 채권에 비해서는 높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 블랙록 자산운용의 ‘미국 달러 하이일드 채권’펀드와 얼라이언스번스틴의 ‘글로벌 고수익 채권펀드’ 3~5년 변동성은 연 15% 수준이다. 코스피의 변동성(20~25%)보다는 낮지만 한국 국채(5% 수준)에 비해서는 높다.

 해외에서는 고액자산가뿐만 아니라 연·기금과 보험 등 기관투자가도 고수익 채권 펀드에 많이 투자하고 있다. 미국의 고수익 채권 시장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말 기준으로 전체 시장규모가 1400조원 수준까지 커졌다.

오인석 KB국민은행 WM사업부 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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