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이종명 한국IMT-2000 사업추진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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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세대 이동통신(IMT-2000)사업권 쟁탈전이 갈수록 열기를 더해 가고 있는 가운데 한국IMT-2000컨소시엄이 정보통신부와 갈등을 감수하면서까지 `예비 국민주주 모집''이라는 비장의 카드를 꺼내들면서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대로 가만히 있다가는 기존 이동전화사업자 위주로 IMT-2000사업권이 넘어갈 가능성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위기감이 한국IMT내부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통신, SK, LG 등 이른바 `통신 3인방''에 맞서고 있는 한국IMT측으로서는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정통부로서도 한국IMT측의 최근 행보에 신경을 곤두세우면서 부담스러워하는 모습이다.

다음은 한국IMT-2000 검더시움 진영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종명(李鍾明)사업추진단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한국IMT가 정부의 철회요청에도 불구하고 강행하고 있는 예비 국민주주모집은 국민을 볼모로 정부를 압박하고 있다는 부정적 시각이 있고 정부도 위법행위로 규정하고 있는데.

▲예비국민주주 모집은 법인을 대상으로 하던 주주모집을 개인으로 전환한 것 일뿐이다. 사전에 금융감독원과 고문변호사로부터 법적 하자가 없음을 충분히 검토한 것으로 결코 불법이 아니다. 당초 일정대로 강행할 것이다.

과거 PCS사업자 선정때 참여했던 대기업들은 엄청난 돈을 벌었다. 한국IMT측이 예비국민주주를 모집하는 것은 IMT-2000사업권을 획득했을 때 그 혜택대상을 재벌계열의 대기업 대신 국민을 선택한 것인데 이것이 나쁜 것인가.

--IMT-2000사업을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데 어떻게 조달할 것인가.

▲우리보다는 오히려 기존 이동통신사업자들이 자금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한국IMT컨소시엄은 일단 초기자본금으로 1조원을 조성할 계획이다.
이중 30%는 국민주모집으로 충당하고 나머지는 컨소시엄참여업체들이 십시일반으로 출자하면 문제가 없다. 컨소시엄 참여업체들은 수천개에 이르고 있고 특히 정보통신중소기업협회(PICCA)소속 벤처기업중에는 수천억원의 여유자금을 갖고 있는 벤처기업들이 많다.

--사업권을 획득했을 때 사업을 수행할만한 기술개발은 되어 있는가.

▲통신서비스에 필요한 기술은 서비스업체가 아닌 장비개발업체가 갖고 있다.
기존 이동전화서비스업체의 기술이라는 것은 망설계기술과 망운용기술에 불과한데 이것도 중소벤처기업들로부터 공급받고 있다. 따라서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과 한국IMT과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는 큰 차이가 없다. 오히려 망설계기술이나 시스템개발에 필요한 요소기술을 갖고 있는 다수의 벤처기업들이 한국IMT컨소시엄에 참여하고 있기때문에 오히려 유리한 입장이다. 망운용기술은 하나로통신과 온세통신이 충
분히 확보하고 있다.

--전국적으로 무선기지국을 갖고 있는 기존 이동전화사업자들에 비해 이런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한국IMT가 신규로 참여할 경우 중복.과잉투자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이미 셀룰러 및 PCS사업자에게 할당된 800㎒주파수 및 1.8㎓의 주파수로 IMT-2000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ITU(세계전기통신연합)의 결정이 나온 상태에서 이들에게 또다시 IMT-2000용 주파수를 할당하는 것이 오히려 중복.과잉투자가 아닌가.

또 2세대 이동전화에서 3세대로 전환하는 데 따른 기지국 장비는 전면교체해야 한다. 또 기지국 설치공간도 어차피 두 서비스가 공존하는 기간이 최소 5년이나 되기 때문에 이들 기존 사업자들도 3세대 서비스를 위한 새로운 공간을 추가로 마련해야 한다. 따라서 IMT-2000에서 기존 사업자들이나 신규사업자나 투자비용은 큰 차이가 없다.

--하나로통신의 경영권이 어디로 갈지 모른 상태에서 한국IMT를 주도하고 있다.만일 특정 재벌로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한국IMT는 해체되는 것인가.

▲하나로통신은 한국IMT의 구성주주의 하나에 불과하다. 하나로통신이 나중에 빠져나간다하더라도 한국IMT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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