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8년 방송을 시작, 76년 11월 KBS 9시 뉴스를 통해 국내 최초의 여성앵커가 된 박찬숙씨. 이후 9년여 진행한 ‘KBS 라디오정보센터 박찬숙입니다’ 등의 시사 프로그램까지 ‘한국의 바버라 월터스’로 불릴 만큼 예리하고 박력 있는 진행으로 내 마음을 사로잡았다. “내가 잘나서가 아니라 그 자리에 있어서 최초가 됐다”며 겸양지덕을 보이는 그는 최초는 물론 최고가 될 만한 대단한 프로 근성을 지니고 있다.
군사정권 시절 해직됐을 때는 남대문과 동대문 새벽시장에서 옷을 떼 와 옷가게를 했다. 그는 그때 시장의 목소리를 생생히 들었다고 한다. 국회의원 활동으로 6년여 쉬었던 방송으로 컴백, KTV 토론 프로그램 ‘쟁점토론 터놓고 말합시다’를 진행하며 자신만의 연륜을 선보였다.
요즘은 사진 삼매경에 빠져 자동차 트렁크 속에 삼각대와 사진기재를 잔뜩 싣고 다닌다. ‘강력한 라이벌(?)’의 등장에도 나는 전혀 떨리지 않는다. 그에게서 나는 누구라도 녹일 만한 ‘따뜻한 가슴’을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PORTRAIT ESSAY 이은주의 사진으로 만난 인연
이은주씨는 1981년 제30회 대한민국미술전람회 사진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국내외에서 개인전을 20여 회 했다. 저서로 사진집 『108 문화예술인』『이은주가 만난 부부 이야기』 등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