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김병현, 인종차별 논란

중앙일보

입력

BK냐 맨타이냐.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마무리투수 적임자를 놓고 BK(김병현의 애칭)과 매트 맨타이 팬들 사이에 인종차별 논쟁까지 일고 있다.

다이아몬드백스 홈페이지 메세지보드에는 “BK를 클로저로 확정지어야 한다”는 주장과 “맨타이에게 더 많은 기회를 줘라”는 목소리가 연일 올라오고 있는 가운데 13일 “BK가 인종차별을 당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뜨면서 격한 찬반논쟁을 일으켰다.

처음 올라온 메시지의 골자는 “BK가 방어율 1.73에 이닝마다 2개씩 삼진을 잡는데도 아직 사람들이 맨타이가 클로저감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바로 인종차별”이라는 것이다.

게시물 작성자는 이어 “만일 맨타이가 코리안이고 BK가 코카시언(백인)이었다면 코칭스탭과 팬들이 7점대 방어율의 맨타이를 아직까지도 클로저감으로 여기겠느냐”고 논리에 정당성을 부여했다.

이에 대한 즉각적인 반론이 떴다.

자신을 터론토에 사는 코리안이라고 밝힌 반론자는 “함부로 편견을 갖지 말라. 메이저리그 선수들은 로보트가 아니며 누구나 잘할 때가 있는가 하면 못할 때가 있다. 이는 BK와 맨타이 모두 마찬가지”라며 오히려 잘못된 논쟁거리가 코리안의 이미지를 훼손한다고 반박했다.

또 한 팬은 “만일 다이아몬드백스 코칭스탭이 인종차별주의자라면 애당초 BK를 데려오지도 않았을 터이며 귀하라면 특출한 스타플레이어가 잠시 슬럼프라고 벤치에만 앉혀놓겠는가”라고 주장했다.

‘김병현 인종차별 희생 논란’과 직접 관련된 게시물만도 5건. 또 간접적으로 김병현과 맨타이를 응원하는 게시물은 헤아릴 수 없이 많다.

이같은 팬들이 성화에도 불구하고 정작 당사자들은 무덤덤한 표정.

맨타이는 “현재 컨디션이 완전치 못한 상태에서 혼자 클로저 역할을 독차지하겠다는 생각은 추호도 없다”고 말했다.

김도 맨타이와는 가장 친한 사이인데 자꾸 둘을 비교하는 얘기가 나와 곤혹스럽기는 마찬가지다.

한편 벅 쇼월터 감독은 “우리는 오로지 승리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할뿐”이라며 “(맨타이와 BK) 두 선수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큰 행운”이라고 말해 당분간은 고정적인 마무리투수를 정하지 않을 것임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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