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표율 90% … 튀니지 민주화의 힘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재스민 혁명’으로 독재정권을 무너뜨린 튀니지에서 치러진 제헌의회 선거에서 이슬람주의 정당인 ‘엔나흐다(르네상스라는 뜻)’가 승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FP통신 등 외신들이 24일(현지시간) 전했다. 그러나 엔나흐다당은 전체 217석의 과반 확보에는 실패할 것으로 보인다.

 ‘아랍의 봄’ 발원지 튀니지에서 23일 이 나라 최초로 실시된 자유민주 선거는 90%가 넘는 투표율을 기록했다고 선거를 주관한 독립위원회가 밝혔다. 선거인명부에 등록된 410만 명 가운데 90% 이상이 투표했다. 명부에 등록되지 않은 310만 유권자의 투표율은 집계되지 않았다.

 이번 선거는 23년 동안 독재를 해온 지네 엘아비디네 벤 알리 전 대통령이 지난 1월 해외망명을 떠나면서 축출된 지 9개월 만에 치러졌다. 110개 정당에서 1만1000여 명의 후보가 참가했다. 각 정당은 후보 가운데 절반을 여성 몫으로 할당했다. 엔나흐다당은 민주주의와 여성 권리 등을 수호하겠다고 했지만 강경 이슬람 색깔을 드러내 세속주의를 후퇴시킬 거란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이 당은 1987년 벤 알리의 쿠데타 이후 탄압을 받다 90년대 초 해산됐으며 재스민 혁명 이후 활동을 재개했다.

이번 선거로 구성되는 제헌의회는 헌법을 개정하고 과도정부 대통령을 지명하는 권한을 갖는다. 1년 동안 활동하는 제헌의회가 새 헌법을 마련하면 이에 따라 대선과 총선이 치러진다.

유지혜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