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선교수 "이젠 기능 지놈학 시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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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문화진흥회(회장 김제완 서울대 명예교수) 는 14일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과학문화 낙성대포럼’을 연다.

다음은 벤처기업 ‘마이크로젠’창업으로 알려진 서정선(서울의대 생화학교실) 교수의 ‘지놈프로젝트와 21세기 의학’이라는 주제발표의 요약.

2000년 안에 30억개의 인간 유전자 서열이 모두 밝혀진다. 그러나 이는 문제의 해결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다.

이제부터 해야할 가장 중요한 것은 유전자 하나하나의 기능을 알아내는 기능 지놈학이다. 기능 분석에서 핵심기술은 생쥐를 이용한 생체 유전자 이식기술이다. 특정 유전자파괴기술을 이용해 유전자를 하나씩 없애감으로써 몸안에서의 기능을 밝히는 작업이다. 이 과정에서 인체질환과 동일한 중상이 나타나게 할 수도 있다.

그러나 문제는 유전자 파괴기술의 난이도가 높아 시간이 매우 오래 걸린다는 점이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1년에 1천개 미만의 유전자 파괴 생쥐가 만들어지는 것을 감안할 때 5만에서 10만개의 사람 유전자 모두를 파괴하려면 50~1백년이 걸린다.

엄청난 유전정보를 가장 먼저 이용하는 곳이 질병의 진단이다. 진단 기기의 급속한 발달로 개개의 유전자들의 돌연변이를 찾아내는 데 불과 28초밖에 안 걸린다. DNA 칩기술 덕이다.

2001년부터 중요한 암관련 유전자들을 DNA 검색 키트에 내장할 것이다. 의사들은 이를 바탕으로 "당신은 암 억제 유전자 하나가 돌연변이가 일어나 앞으로 암에 걸릴 확률은 다른 사람보다 48배가 높다" 는 식의 예측의학 시대를 열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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