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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5년 만에 시민 품으로 돌아온 무등산 … 서석대·입석대 ‘세계자연유산’ 추진한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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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광역시의 랜드마크인 무등산의 정상이 10월 29일 개방된다. 지난해 12월 국립공원 지정을 환경부에 신청했다. 1966년 군부대 주둔 후 45년 만에 처음으로 개방된 지난 5월 14일 군부대 연병장에서 등산객들이 지왕봉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앙포토]

“이제껏 등산을 다녔지만 (오늘처럼) 거대한 인간띠는 처음이었죠.”

 무등산 정상이 45년 만에 일반인에게 개방된 5월 14일, 한 등산객이 자신의 인터넷 블로그에 올린 글이다. 그는 지왕봉·인왕봉(해발 1180m)을 다녀온 뒤 “웅장한 지왕봉의 모습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고 말했다. 당시 인터넷 포털 사이트엔 무등산 정상 개방 관련 블로그가 40여 개에 달할 정도였다. 1966년 군부대가 주둔하기 시작한 후 처음 개방된 이날 정상엔 모두 2만여 명이 찾았다. 또 다른 블로거는 “무등산의 정상을 볼 수 있어 눈물나게 고마웠다”고 밝혔다. 무등산 정상은 오는 29일 최고봉인 천왕봉(해발 1187m)만 빼고 또다시 개방된다. 가을 정취가 가득한 정상을 여유롭게 탐방할 수 있도록 개방 시간도 1시간30분 늘어났다.

 광주의 상징인 무등산을 시민에게 돌려주기 위한 움직임이 활발하다. 광주광역시는 매년 2∼4차례 정상을 개방하기로 한 데 이어 군부대 이전 및 완전 개방도 추진하고 있다. 무등산보호단체협의회 등 환경단체도 정상회복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 천왕봉·지왕봉·인왕봉은 군사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시민들의 출입이 통제돼 있다. 이는 국립공원 지정을 추진하는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 국립공원이 되면 군부대 시설은 장애요인이 된다. 따라서 중앙정부 차원에서 환경부가 국방부와 군부대 이전 및 자연환경 복원을 협의할 수 있다.

 광주광역시는 지난해 12월 무등산 공원구역 30.23㎢에 대한 국립공원 지정을 환경부에 신청했다. 환경부는 현재 국립공원관리공단과 함께 무등산 동식물 분포 및 문화·역사자원 조사와 생태축 연결 방안 등에 대해 타당성 용역을 하고 있다. 기초조사에만 1년여가 걸린다. 주민 공청회를 해야 한다. 전남 담양군·화순군, 산림청, 국토해양부 등과 협의도 해야 한다. 국립공원위원회 심의도 거쳐야 한다. 국립공원 지정 여부는 이르면 내년 상반기에 결정된다. 광주광역시는 ▶무등산 중봉 군부대 이전 및 복원 ▶원효사지구 원주민촌 철거 및 복원 ▶증심사지구 복원이 이뤄짐에 따라 국립공원 지정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김동수 광주광역시 녹지기획담당은 “무등산은 도시권에 있으면서도 자연자원 보존 상태가 양호하고, 산 높이가 1000m가 넘는다”며 “천연기념물인 서석대·입석대가 있고 멸종위기종 1급 수달과 2급 삵이 서식하는 등 국립공원 지정 요건을 충분히 갖췄다”고 말했다. 국립공원이 되면 ▶국제도시 광주의 브랜드 가치 상승 ▶국내외 탐방객 증가 및 지역경제 활성화 ▶전문적 공원관리로 생태계 보전 및 훼손지 복원 가속화 효과가 있다.

 광주광역시는 국립공원 지정과 별도로 서석대(해발 1100m)·입석대(1017m) 등 주상절리대(柱狀節理帶)의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 등재를 추진하고 있다. 이 주상절리대는 중생대 백악기 화산활동 때 용암이 냉각·수축하면서 만들어졌다.

유지호 기자

◆무등산=소백산맥의 남단 지맥으로, 광주광역시와 전남 화순군·담양군에 걸쳐 있다. 광주가 전남에 속한 보통 시(市) 시절이던 1972년 30.23㎢(광주 27㎢, 담양 0.8㎢, 화순 2.4㎢)가 전남도립공원으로 지정됐다. 광주광역시의 웬만한 곳에서는 자동차로 30분 안에 닿을 수 있을 만큼 접근성이 좋다. 연간 탐방객이 300만 명에 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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