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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 주목받는 핼러윈 의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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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다피/몰몬교/어나너머스/시위대 [사진=타임지 온라인판]

요정과 유령도 진화하는가. 핼러윈이라고 매년 같은 의상이 먹힐 리 만무하다. 성인들의 날로 기념되는 핼러윈 데이(10월 31일)이 다가오면서 미국 타임지 온라인판이 ‘2011 가장 파격적인 핼러윈 의상’을 선정했다. 올해는 유난히 국제적인 사건이 많아서인지 의상들이 저마다 메시지를 담고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옷 중 하나는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의 의상이다. 오랫동안 상위권에 올랐던 김정일의 인민복을 물리치고 당당히 3위를 차지했다. 서로 다른 옷을 어울리게 차려 입는 ‘믹스 앤 매치’와 거리가 먼 이 독재자를 표현하기 위해서는 권위를 상징하는 황금색 의상이 필수다.

거기에 콧수염과 턱수염을 붙이고 검은색 따기야(모자)를 쓰면 딱이다. 단, 경찰이나 시민군 복장을 한 사람과 마주치는 것은 피해야 한다.

미국 대선 후보들의 의상은 2위에 올랐다. 견고한 칼하트 스타일의 코트에 가죽바지를 입고 대형 벨트를 더하면 완성되는 일명 텍사스 스타일인 페리 텍사스 주지사의 옷이 그 중 하나다.

정장에 피자박스를 매치하는 의상도 떴다. ‘갓파더스 피자’ 전 최고경영자(CEO)인 허먼 케인 후보를 패러디한 것이다. 몰몬교도인 존 헌츠먼 전 중국 주재 미국 대사와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의 인기를 등에 업고 명찰이 있는 흰 반팔셔츠에 검정 넥타이와 바지, 성경책을 든 패션도 6위에 올랐다.

올 핼러윈 행사에는 사회 문제에 대한 고민도 반영됐다. 국제적인 해커집단으로 유명한 ‘어나너머스’가 7위에 랭크됐다. 정장에 영화 ‘브이 포 벤데타’에 나오는 일명 ‘가이 포크스’ 가면만 쓰면 된다. 해킹에 필요한 노트북은 옵션이다.

연일 전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반(反) 월가 시위대도 10위를 차지했다. 시위대를 흉내내는 복장은 자유다. 구호가 적힌 피켓만 들고 있으면 되니까.

영예의 1위는 임신한 비욘세에게 돌아갔다. 그의 의상은 목까지 올라오지만 다리 쪽이 시원하게 파인 터틀넥 유니타드와 블랙앤화이트 문양의 차양이 넓은 모자가 포인트다. 여기에 하이힐도 빼놓아서는 안된다.

4위는 영국의 윌리엄 왕자와의 ‘로열 웨딩’으로 일약 스타가 된 케이트 미들턴의 웨딩드레스가 차지했고, 5위는 사상 최악의 노래로 악평을 받고 있는 ‘프라이데이’를 부른 유튜브 스타 레베카 블랙의 의상에 돌아갔다. 이 밖에 세 번째 부인 브룩 뮐러에게 협박편지를 보내고 시트콤 촬영 중 난동을 부린 할리우드의 스캔들 메이커 찰리 쉰과 두 번이나 세상의 종말을 예언했던 종교학자 해롤드 캠핑의 옷이 각각 8, 9위에 링크됐다.

민경원 기자 storymin@joongn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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